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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폰 사용감에 애플 감성 한스푼”...‘폰원’ 외산폰 무덤 한국서 통할까
뉴스종합| 2022-08-03 11:13
애플 아이폰13프로 맥스(왼쪽)와 낫싱 폰원 비교 모습.
글리프필 모드를 켠 상태에서 촬영한 사진.

이름도 생소한 영국의 스타트업 ‘낫싱’(Nothing)이 만든 첫번째 스마트폰 ‘폰(1)’(폰원)이 ‘외산폰의 무덤’ 한국에 상륙했다. ‘해외 직구’ 방식으로만 판매되는 제품이라 실물을 접해볼 기회조차 없었음에도, 미래지향적인 독특한 생김새를 앞세워 쿠팡 판매 개시 2시간만에 초도물량 상당수를 소진했다. 명백한 ‘디자인의 승리’다. 기자가 체험해 본 폰원은 기대 이상의 흥행 성적이 무색하지 않게 ‘애플의 감성(디자인)’과 ‘안드로이드의 사용성’을 적절히 접목시킨, 제법 신선한 제품이었다.

기자는 최근 낫싱의 폰원을 약 일주일간 사용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기술에 재미를 다시 불러오고자 한다’는 의도대로 폰원은 제품 패키지부터 독특하다. 겉보기에는 평범한 사각형 상자이지만, 제품을 개봉하는 느낌이 마치 과자 상자를 뜯는 것 같다. 상자의 봉인씰을 완전히 제거해 뚜껑을 분리한 뒤 그 속에 담긴 제품을 ‘잡아당겨 꺼내야만’ 한다. 사용자에게 신선한 경험을 선사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이는 방식이다.

외관 디자인은 일견 애플의 아이폰 같다. 이른바 ‘깻잎 통조림’으로 불리는 아이폰 시리즈 특유의 형태와 카메라 배치 등 아이폰을 연상케 하는 구석이 많다. 이 부분은 애플 일부 매니아들 사이에서 ‘불호’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낮지 않다.

그럼에도 ‘아이폰 짝퉁’ 정도로 치부할 수 없는 이유는 폰원만의 독특한 정체성 때문이다. 974개의 LED가 탑재된 투명한 후면 패널은 상황에 따라 다양한 ‘글리프 패턴’(Glyph Pattern)으로 발광한다. 단순히 미적인 부분만을 위해 활용되는 데 그치지 않고, 배터리 충전 진행률을 직관적으로 보여주거나 무음 모드 시 필요에 따라 존재감을 드러내는 데 활용된다. 하지만 정작 사용자 자신은 제품을 뒤집을 일이 많지 않은만큼, 실제로 발광하는 모습을 제대로 볼 수 없는 부분은 아쉬웠다.

크기는 아이폰13 프로 맥스와 비슷하다. 다만 무게는 실제로 저울에 달아본 결과 아이폰13 프로맥스 대비 40g 이상 가벼운 206g 수준으로, 오히려 아이폰 보다 만족스러웠다.

외관 디자인은 애플의 아이폰을 연상케 하지만, 운영체제(OS)는 한국인에게 익숙한 안드로이드를 토대로 한 점도 폰원의 또 다른 장점으로 꼽을만 하다. 또 폰원에 대한 커널(OS 주요 구성요소) 소스도 공개해 사용자의 취향에 맞게 얼마든지 커스텀할 수 있도록 했다.

5000만 화소 후면 듀얼 카메라로 구성된 촬영 결과물도 제법 만족스러웠다. 사진의 전반적인 색감이나 느낌이 안드로이드 보다는 아이폰에 가깝다는 주위의 평가가 잇따랐다. 특히 후면 글리프 인터페이스를 마치 보조 조명처럼 활용할 수 있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주변 환경이 어두울 시 글리프 모드를 활성화 하면 플래시를 터뜨렸을 때보다 훨씬 자연스러운 결과물을 얻을 수 있었다. 동영상 촬영 시에도 제법 매끄럽게 흔들림을 보정해줬다.

지문 인식과 얼굴 인식을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점도 만족스러운 점이었다. 다만 마스크 쓴 얼굴의 인식률은 다소 떨어져 아쉬웠다. 아울러 발열이 심한 점도 개선돼야 할 부분으로 느껴졌다. 대부분의 게임을 원활하게 플레이 할 수 있었지만, 최고 사양의 게임을 구동할 시에는 5분이 지난 시점부터 표면이 후끈하게 달아올랐다. 로딩 속도도 다소 늘어지는 감이 없지 않았다.

무엇보다 가장 걱정스러운 부분은 A/S다. 정식 출시 국가가 아니기 때문에 고장 시 사설 업체를 이용해야 한다. 이마저도 제대로 된 수리가 가능할지 믿기 어려운 상황이다. 다만 아직 국내 진출 초기 단계인만큼 흥행 성적에 따라 개선의 여지를 기대해볼만 하다. 박혜림 기자

r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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