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통령실, 취임 100일 메시지 고심
여름휴가에 돌입한 윤석열 대통령이 휴식과 국정 구상에 몰두하고 있지만 대통령실을 둘러싼 상황은 녹록치 않다. 국정운영 지지율은 20%대로 내려앉았고 정치권에서는 대통령실 인적쇄신 요구가 빗발친다. 이 와중에 김건희 여사와 관련 있는 업체가 관저 공사를 맡았다는 의혹과 대통령 부부와의 친분을 주장하는 무속인의 이권개입 의혹까지 동시에 불거졌다.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늦어도 취임 100일(오는 17일)까지는 대대적인 분위기 반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3일 대통령실 안팎에서는 윤 대통령이 위기 상황을 타개할 주요 터닝포인트로 8·15 광복절 특별사면과 광복절 경축사, 취임 100일 메시지 등을 꼽는다.
윤 대통령이 오는 8일 휴가에서 복귀한 뒤 광복절 특사와 경축사를 시작으로 지지율 반등과 국정동력 강화에 드라이브를 걸 것이란 관측이다. 이를 위해 대통령실 내부에서도 8·15 경축사와 취임 100일 메시지 준비 등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5년 단임제 대통령제에서 첫 광복절 경축사는 의미다 크다. 통상 2월에 취임한 역대 대통령들은 취임 6개월 만에 광복절 첫 경축사를 통해 국정운영 비전과 함께 국민통합, 대북관계, 한일관계 메시지 등을 내놨다. 윤 대통령의 경우 취임 세달 만의 첫 광복절인데다 지지율 반등을 이끌 계기가 된다는 점에서 더욱 관심이 쏠린다.
같은 맥락으로 광복절 특사 역시 광범위하게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번 사면은 윤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으로 행사하는 사면권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다수의 정치인, 경제인 등이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생계형 민생사범 구제 역시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광복절 직후인 오는 17일에는 취임 100일이 예정돼있다. 대통령실에서는 윤 대통령의 취임 100일 메시지의 내용과 방식 등을 두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여권 관계자는 “보통 취임 100일 정도 되면 국정도 좀 익숙해지고 전반적으로 정상궤도에 올라야 하는데 아직까지 그런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며 “이틀 상관으로 이어지는 광복절과 취임 100일이 향후 국정운영의 중요한 기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때문에 일정 부분 인적쇄신 역시 불가피하지 않겠냐는 전망도 있다. 아직 취임 석 달이 채 되지 않았고 ‘믿고 쓰는’ 윤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상 대대적인 교체는 아니더라도 곳곳에서 거세게 분출되는 대통령실 개편 요구를 무작정 외면하긴 힘들 것이란 관측이다. 앞서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휴가기간 인적쇄신을 고심 중이라는 관측에 대해 “억측”이라며 진화에 나섰다가도 “대통령이 결정할 일”이라며 한 발 물러섰다. 김대기 비서실장 등 일부 수석들이 사의를 표명했다는 보도 역시 “사실이 아니다”고 부인했다. 정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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