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18시간 고립된 마을, 공무원들 산 넘어 구호품 전달
뉴스종합| 2022-08-09 19:01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집중호우에 산사태가 겹친 경기도 광주시 남한산성면의 검복리 마을엔 180여가구 300여명이 산다.

주민들이 공포의 시간을 보내는 동안 면사무소 직원들은 이들을 구호하는 일이 급선무였다. 길이 끊겨 갈수 없었기에 직원들은 폭우속에서 산을 넘어 반대면 산 중턱에서 주민을 만나 구호품을 전달했다. 힘겨운 상황속에서 피어난 아름다운 장면이었다.

9일 오후 전날부터 중부지방에 내린 많은 비로 산사태가 발생한 경기도 광주시 남한산성면 검복리 마을이 토사와 나무로 뒤덮여 있다. 공무원들의 기민한 대응으로 구호품도 전달됐고, 길도 다시 열렸다. [연합]

광주시에 따르면 검복리 마을로 들어가는 진입로(왕복 2차로)에 산사태 조짐이 보이기 시작한 것은 8일 오후 11시쯤부터다. 지난 밤 내린 폭우로 마을로 통하는 진입로 한쪽 사면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20여m 구간 이상에 토사가 쓸려 내려오면서 길을 막아 버렸다.

설상가상으로 폭우로 전봇대가 쓰러지면서 마을에 정전이 발생해 전기도 끊겼다. 마을 주민들은 면사무소로 전화로 상황을 전하고 진입로 복구를 요청했다.

빗줄기가 새벽에 더 거세지는 가운데 면사무소는 굴착기 1대를 긴급 동원해 밤새 진입로에 쌓인 토사와 돌들을 치웠지만 역부족이었다. 토사가 쓸려 내려온 구간이 20m가 넘어서 속수무책이었다.

마을 중심부를 관통하는 길에는 고지대인 산기슭 정상부에서 토사가 쓸려 내려오면서 움푹 패 새로운 물길까지 생겼다.

나뭇가지와 돌, 주택이 파손되면서 휩쓸려 내려온 잔재물까지 곳곳에 진흙과 함께 처박혀 마을은 곳곳이 아수라장이 됐다.

면사무소는 오후 4시께 산을 타고 넘어가 중간에서 주민들과 만난 뒤 주택 침수로 마을회관으로 대피해 있는 이재민 5∼6가구(15∼20명)을 위해 물과 라면, 이불 등 구호물품을 전달했다. 마을이 고립된 지 17시간 만이었다.

진입로는 오후 들어 중장비가 동원되며 마을이 고립된 지 18시간여 만인 9일 오후 5시 30분께에야 가까스로 뚫렸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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