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가난 위 재난 ‘설상가상’..대통령도 슬퍼한 반지하 참변
뉴스종합| 2022-08-09 19:09

[헤럴드경제] 115년 만의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지던 8일 밤. 서울에서는 반지하에 사는 일가족과 혼자 거주하던 기초생활보장 수급자가 목숨을 잃었다.

반지하 방에 들이친 빗물은 순식간에 방 전체를 삼켰고, 그 안에 살던 사람들은 세상과 단절됐다.

전문가들은 가난해서 더 위험에 노출된 사람들을 위해 안전과 보건에 더욱 신경을 쓰는 사각지대 선샤인 정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윤석열 대통령은 9일 영화 ‘기생충’에 등장했을 법한 관악구 반지하 주민의 희생현장을 찾아 지상에서 쪼그려 앉아 반지하를 들여다 보며 시름에 잠기기도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9일 서울 관악구 신림동 침수 피해 현장을 방문, 쪼그려 앉아 침수된 반지하 내부를 들여다보고 있다. 이 반지하 주택에서는 발달장애 가족이 지난밤 폭우로 인한 침수로 고립돼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연합]

9일 지자체와 경찰에 따르면, 관악구 신림동 반지하 주택에 살던 발달장애 가족은 이웃들의 필사적인 구조에도 수 분 만에 집 안에 물이 차오르면서 모두 숨졌다. 계속 불어난 물에 두 시간 넘게 지나서야 발견됐다.

사망자 중 40대 여성이 발달장애가 있었다고 한다. 관악구청 관계자는 “다운증후군을 앓고 있었다”고 말했다.

참변 현장에서 피해자들을 구하려고 애썼던 이웃들은 큰 트라우마를 안게 됐다. 이웃들은 물이 허리까지 차 경찰관도 소방관도 손을 쓸 수 없었던 상황을 떠올리며 일가족의 비극을 안타까워했다. 큰비가 올 때마다 언제 사고를 당할지 모른다는 두려움도 커졌다.

동작구 상도동에서 폭우로 변을 당한 50대 역시 반지하에 살던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였다. 공식적으로 장애 등록은 하지 않았지만, 이웃들은 지적 장애가 있었다고 전했다.

피해자는 전날 밤 폭우로 집 안에 물이 급속하게 들어오면서 빠져나오지 못했고, 이후 구조됐으나 사망 판정을 받았다.

abc@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