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美, 앞에선 中 기술탈취 방지...뒤로는 반도체·AI·군사기술 계속 수출
뉴스종합| 2022-08-17 11:27

중국과 ‘기술패권’ 경쟁을 벌이는 미국이 중국의 첨단기술 훔치기를 막는다면서도 실제로는 민감한 기술 관련 수출을 대부분 허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 2020년 기준으로 미국의 대중(對中) 수출 1250억달러에서 0.5% 미만은 미 정부의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하는 기술 관련 품목인데, 이 중 94%에 해당하는 2652건의 대중 기술 수출 신청이 승인됐다고 WSJ은 분석했다. 이로 인해 반도체, 항공우주 부품, 인공지능(AI) 기술은 물론 중국의 군사 기술에 사용될 수 있는 물품까지 미국에서 중국으로 계속 수출됐다는 것이다.

대중 기술 수출 승인은 상무부, 국방부, 국무부, 에너지부 등 유관 부처들이 합동으로 결정하지만, 그중에서도 상무부 산업안보국(BIS)이 주도적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상무부가 국가안보보다 미국의 무역 이해관계에 더 우선순위를 두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고 WSJ은 전했다.

WSJ에 따르면 미 국방부에서 대중 수출규제 분석을 담당하던 스티브 쿠넨은 군사적 이용 가능성이 있는 기술 수출 면허의 허가율이 너무 높은 것은 정책적 실패의 증거라며 지난해 9월 사직서를 제출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 상무부에서 수출규제 업무를 이끌었던 미라 리카르델은 WSJ에 “중국은 우리가 직면한 최대 위협”이라면서 “미중 관계가 경제적으로 어떻게 돼야 하는지에 관해 미 정부 내에 컨센서스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런 비판에 대해 상무부 수출규제 담당 차관보인 테아 로즈먼 켄들러는 “우리는 미국의 기술 리더십을 증진하고 있다”며 수출 승인 결정에 대해 유관 부처들이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데도 그런 경우가 많지 않다고 반박했다. 신동윤 기자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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