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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KB ‘압구정 슈퍼플래그십’ 대전 [서정은 기자의 나·알·아]
뉴스종합| 2022-08-18 11:10

전통 부촌 압구정 인근을 둘러싸고 리딩뱅크인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이 다시 한번 맞붙을 전망이다. 내달 KB금융그룹이 ‘100억 자산가’를 목표로 한 압구정플래그십PB센터를 여는데 이어 신한은행 또한 압구정역 근처에 새로운 모델의 플래그십센터 출점을 준비 중이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3년 전 매입한 강남구 신사동에 위치한 저층 건물을 자산가들을 위한 패밀리오피스로 활용할 예정이다. 현재 설계도를 구상하는 단계다. 신한은행은 해당 건물 활용방안으로 기업금융(IB), 자산관리(WM) 등 여러 시나리오를 놓고 고민했으나, 결국 WM 사업의 핵심 모델로 삼기로 결정했다. 신한은행은 매입 초기 해당 건물을 압구정갤러리아 지점으로 활용할 구상이었다.

신한은행은 내년 말, 내후년 오픈을 목표로 관련 사업을 준비 중이다. 진옥동(사진) 신한은행장이 직원들에게 직접 구상 중인 모델을 설명할 정도로 센터 오픈에 공을 들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일본 장의사를 소재로 한 영화 ‘오구리비토(おくりびと)’에 착안, 신한은행이 ‘고객 생의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할 수 있는 모델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이미 100억원 이상 자산가들을 대상으로 하는 PWM패밀리오피스가 은행에 있는 만큼 새로 만들어지는 곳은 국내 시장에서 볼 수 없었던 새로운 형태의 패밀리오피스가 될 것”이라며 “가장 상징성이 있는 점포로 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존 패밀리오피스와 차별화되는 건 금액이 아닌, 자산 형성 주기를 가지고 고객들을 나눈다는 점이다. 그동안 금융사들의 패밀리오피스센터를 보면 상당수가 5억·10억·30억·100억원 등 금액을 기준으로 삼았다. 신한은행이 올 2월에 내놓은 ‘신한 PWM 패밀리오피스’ 또한 100억원 이상 자산가가 대상이다. 하지만, 진 행장은 기존의 자산관리 문법으로는 PWM의 확장성이 크지 않다고 판단, 아예 콘셉트 자체를 바꾸기로 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고액자산가들은 ‘기업’이라는 변수가 있기 때문에 일반 자산가들과는 달리 별도의 생애주기를 가지고 있다”며 “신한의 자산가들이 어떻게 고객이 됐는지 역사를 훑어보고, 그 중간에서 금융의 역할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점을 고려했을 때, 신한은행은 계열사인 신한금융투자와의 협업보다도 다양한 업체와의 협업 가능성을 모색하고 파트너를 찾을 것으로 보인다. 신한은행은 최근 대신금융그룹과 전략적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신한은행이 압구정역 인근에 상징적인 패밀리오피스를 내놓기로 하면서 리딩뱅크 간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현 상황대로라면 두 금융그룹의 패밀리오피스 모델의 지향점 또한 차이점이 있다.

KB금융그룹은 KB국민은행과 KB증권의 협업을 통해 내달 압구정플래그십PB센터를 출범한다.

이재근 국민은행장, 박정림 KB증권 대표 등이 개점식때 방문해 힘을 실어줄 전망이다. KB금융은 우수 PB들을 뽑기 위해 새로운 기준을 신설, 수차례 검증을 통해 인력 배치를 준비하고 있다. KB금융은 100억원 이상 자산가들을 대상으로 계열사 협업을 앞세워 승부수를 던지기로 했다. 또 자산가별로 동선을 분리, 철저한 개인화에 초점을 둘 예정이다. 서정은 기자

lu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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