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추경에 93억원 늘어난 ‘손목닥터 9988’…“선심성” vs “건강 예방” 갑론을박
뉴스종합| 2022-08-25 09:57
손목닥터 9988. [서울시 제공]

[헤럴드경제=이영기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의 ‘손목닥터 9988’ 사업 확대를 놓고 서울시의회에서 갑론을박이 진행 중이다. ‘손목닥터 9988’은 스마트헬스케어 사업의 일환으로, 건강 관리 기능에 중점을 둔 서울시 지급 스마트워치다.

이달 초 통과된 서울시 추가경정예산에는 ‘손목닥터 9988’ 사업 확대를 위한 93억원의 예산이 포함됐다. 원안 103억원에서 10억원이 삭감된 규모다. 야당에서는 절반에 가까운 50억원 삭감을 주장했다. 이소라 더불어민주당 시의원은 “필요성과 효과성에 대한 심도 있는 검토 없이 사업을 확대 강행하는 것은 세금 낭비”라고 지적했다.

특정연령대에 집중 지급됐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지난해 서울시민 5만명을 대상으로 지급했는데, 이들 중 61%가 30대와 40대였다. 이 의원은 “취약계층이나 건강 관리가 어려운 계층에 대한 선별 지급 방식이 아닌 5만명 선착순 지급 방식으로 진행한 결과”라고 비판했다.

불안정한 애플리케이션 구동 문제도 있다. 스마트폰과 태블릿PC를 2대씩 사용할 정도로 기기 사용에 능숙한 50대 이민하 씨는 기기의 빈번한 오작동을 겪기도 했다. 그는 “손목닥터가 걸음 수 측정을 정확하게 하지 못한다”며 “걸음 수 측정이 되는 다른 애플리케이션도 사용하는데, 그걸 기준으로 만보를 걸으면 손목닥터는 7000보 정도 기록됐다. 이런 현상이 빈번하게 발생해 걸음 수 기록에 신뢰가 가지 않는다”고 했다.

손목닥터 9988을 스마트폰과 연결해 사용하는 모습. [서울시 제공]

반면 여권에서는 장기적으로 사업을 확대해야 한다고 대립했다. 한의사 출신인 윤영희 국민의힘 시의원은 “사업 확대 반대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시민의 예방적 건강관리의 중요성에 대한 장기적 안목의 부재”라며 반대 목소리를 일축했다. 그는 “고령사회에서는 질병 치료뿐 아니라 예방도 필요하다”며 “행정이 질병의 예방까지 책임지는 과정의 한 단계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국민의힘 내에서도 지급 방식에 있어 취약계층에 우선적으로 제공될 수 있도록 사업 보완을 지적됐다. 윤 의원은 “소득불균형으로 인한 건강 격차에 대한 보완은 필요하다고 본다”며 “시에 이 내용을 전달하기도 했다”고 했다.

박유미 서울시 시민건강국장은 “작년 11월에 진행한 지급은 시범사업이다. 현재 추진하고 있는 확대 사업은 연동 오류, 기기 정확성 등 많은 부분을 보완해 진행 중”이라며 “현재 진행 중인 중장기 발전 계획 연구 용역을 통해서도 개선 방법과 시민 건강 관리를 위한 보완점을 모색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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