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코로나 후 첫 ‘학생 예비군’…“부득이 수업 불참, 온라인 수업 필요”[‘전면 대면’ 2학기 풍경]
뉴스종합| 2022-08-26 10:00
이기식(오른쪽) 병무청장이 7월 26일 강원 춘천시에 위치한 육군 2군단 2포병여단 동원훈련 현장을 방문, 훈련에 참여한 예비군을 격려하고 있다(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없음). [연합]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1. 올해 처음 학생 예비군 훈련에 참여하는 중앙대 사회복지학부 3학년 송치민(23) 씨는 훈련 당일 강의 2개를 못 듣게 됐다. 조별 과제 중심의 수업이라, 하루만 빠져도 타격을 우려해야 하는 상황이라는 것이 송씨의 전언이다. 그는 “개인이 참여해야 하는 부분이 커 하루만 빠져도 수업을 따라가는 데 지장이 있을 것 같다”며 “예비군 기간만이라도 학교 차원에서 불가피하게 빠진 강의를 들을 수 있도록 조치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털어놨다.

#2. 중앙대 화학신소재공학부에 재학 중인 이건우(24) 씨도 예비군 훈련에 참여하는 날 전공 수업 4개를 듣지 못하게 될 처지에 놓였다. 교재만 봐서는 수업 내용을 따라가기 어려워 보여 교수님의 설명이 필수적인데, 여러 강의를 듣지 못해 막막하다는 것이 이씨의 설명이다. 그는 “학점 교류를 통해 다른 대학에서 들어야 하는 강의도 있다. 훈련으로 인한 사정을 교수님이 이해해줄지 막막하다”며 “아직 아무 대책이 나온 것이 없어 답답할 따름”이라고 호소했다.

국방부가 올해 6월부터 예비군 훈련을 재개하면서 대학가에서도 다가오는 2학기부터 학생 예비군 훈련을 다시 시작한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예비군 훈련이 장기간 중단되면서 이를 바라보는 대학생들의 시선은 코로나19 사태 전후로 달라진 분위기다. 위 사례들처럼 훈련에 가게 되면 그날 강의를 들을 수 없어 불이익을 감수해야 한다는 볼멘소리다. 훈련 기간 동안 온라인 수업을 제공하는 등 학교 측의 대안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도 학생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25일 헤럴드경제 취재 결과 서울 주요 대학들은 2학기에 맞춰 올해 9월 혹은 11월 중 예비군 훈련을 실시할 계획이다. 중앙대의 경우 올해 9월 13~20일 단과대별로, 경희대는 9월 7일과 13일, 오는 10월 12일과 13일, 11월 7일에 각각 예비군 훈련이 잡혀 있다. 한국외대 서울캠퍼스는 11월 8~10일, 15일 등 4일간 훈련을 실시한다. 서울대와 연세대의 경우 올해 11월 중 예비군 훈련을 진행할 계획이다.

하지만 대학가에선 학생 예비군에 따른 별도의 온라인 강의 제공 등의 별다른 방침을 두고 있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의별로 성격이 달라 예비군 훈련으로 인한 수업 불참에 대해선 교수 재량에 맡겨야 한다는 게 대부분 대학 측의 의견이다.

중앙대 관계자는 “예비군 훈련에 참여하는 학생들을 위해 학교 차원에서 온라인 수업을 준비하는 등의 별도의 대응 방안은 없다”며 “예비군을 가지 않는 학생들의 편의도 고려해야 하는 사안이라, 강의별로 교수님께 자료를 요청하는 등 개별적인 차원에서 문의를 드려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경희대 관계자도 “강의와 관련해선 교수님 재량이라, 수업마다 차이가 있을 것 같다. 일부 수업에서 학생들 요청이 많을 경우, 교수님께서 따로 강의 녹화본을 챙겨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최근 청년들이 자신의 이해관계에 대해선 매우 철저한 편”이라며 “학생 예비군도 과거 예비군을 갔을 때 마치 군 입대하듯이 의무사항으로 받아들이면서 수업 불참 등 일정 부분 불이익을 감수했지만 최근 코로나19라는 상황이 맞물리면서 2년 동안 하지 못한 것에 대한 새로운 요구가 나오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yckim645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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