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다산로 등 재개발...주거·업무·문화 모인 ‘직주락’ 중구로”
뉴스종합| 2022-09-02 11:30
김길성 서울 중구청장이 2일 헤럴드경제와 인터뷰에서 “규제 완화를 통한 재개발로 고층 상업시설을 집약시켜 중구를 주거·업무·문화 등 ‘직주락(職住樂)’이 함께 있는 도시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임세준 기자

서울 중구는 중심부지만, 낙후되고 있다. 김길성 서울 중구청장은 갈수록 심각해지는 중구의 공동화를 막기 위해 ‘규제 완화를 통한 노후 주거지 개발’이라는 해결책을 제시했다. 김 구청장은 재개발·재건축과 동시에 서울의 관광 중심지로의 기능 역시 강화하겠다는 청사진을 그렸다.

김길성 구청장은 2일 헤럴드경제와 인터뷰에서 남산 고도·높이제한 완화, 역사문화지구 문제 등을 언급하며 “규제 완화를 통한 재개발로 고층 상업시설을 집약시켜 중구를 주거·업무·문화 등 ‘직주락(職住樂)’이 함께하는 도시로 만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구청장이 ‘직주락’을 강조한 이유는 서울 중구의 고질적 문제로 꼽히는 인구 감소 문제와도 맞닿아 있다. 서울 중심부에 자리한 중구는 주요 행정시설과 대기업, 대규모 상권이 몰려있는 중심 업무 지구임에도 거주 인구수는 12만2138명으로 서울 시내 25개 자치구 중 가장 적다.

김 구청장은 “중구는 상주인구는 40만~50만명 가량이지만, 밤이나 주말이 되면 사람이 없다”며 “업무 중심지구를 사람과 업무, 즐길거리가 공존할 수 있도록 새로운 재개발·재정비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다산로 재개발, 세운지구 정비라는 두 개의 축을 통해 주거 공간과 문화 공간을 동시에 공급하겠다는 목표다. 구민 70%가 모여 사는 ‘다산로’ 일대는 서울 지하철 2·3·5·6호선 등 4개 노선이 통과하는 초역세권이지만, 5층 미만의 노후 주거지가 밀집해 있다.

김 구청장은 “남산 고도·높이 제한과 역사문화지구 등 규제로 30~40년 개발을 하지 않았다”며 “지구단위계획을 손질해 높이 제한을 풀고, 종 상향으로 용적률을 확대해 현재 5층 건물을 최대 20층까지 올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약수, 신당10구역 등의 지구단위계획 재정비를 차근차근 발표하고 있다.

이 목표를 위해 ‘도심 재정비 전략추진단’이라는 전담 조직도 만들었다. 김 구청장은 “13명의 전문 인력으로 구성된 도심 재정비 전략추진단은 남산고도 제한 완화, 다산로 고밀 복합개발 등 도시개발 현안을 활발하게 논의하고 있다”며 “재개발이 끝난 뒤 다산로는 강북·강남을 잇는 중심지로 재도약할 것”이라고 했다.

세운지구 재개발도 서울시와 공조를 본격화한다. 김 구청장은 “세운지구는 강남처럼 성냥갑 같은 빌딩만 즐비한 도시가 아니라 사람·숲·초고층 빌딩이 조화로운 도시가 돼야 한다”며 “세운지구 재개발과 관련해서는 서울시와 적극적인 대화를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세운 재정비 촉진 계획이 내년 중 서울시에서 완성되면 구역별로 진행되는 사업마다 관리처분계획·착공·준공 등 각종 인허가부터 공사장 안전 감독 관리 등 세부 집행과정을 구청이 관할한다”며 “세입자·토지주·사업시행자 간 갈등을 완만하게 조율해 세운지구 일대를 숲과 사람이 어우러진 뉴욕 맨해튼과 같은 곳으로 만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개발과정에서 부딪힐 수 있는 문제는 ‘갈등조정팀’이라는 해법을 내놓았다. 김 구청장은 “남산 고도·높이제한 등의 규제 완화가 한 번에 진행되지는 않겠지만, 서울시와의 협력을 통해 재산권과 주거권을 동시에 챙길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며 “융통성 없는 보존 중심 정책보다는 개발의 이면을 최소화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김 구청장은 중구를 세계의 관광 중심으로 이끌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김 구청장은 “서울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 80%가 중구를 거쳐 가는데도 중구가 어느 순간부터 특색 없는 곳이 됐다”며 “남산, 청계천, 남대문 등 거리 관광지 홍보와 동시에 이순신 생가터, 류성룡 집터 등 잘 알려지지 않은 유적지도 개발해 세계의 관광중심지로 도약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중구에는 남대문 갈치조림 골목, 을지로 골뱅이, 노가리 골목 등 서울에서 가장 많은 시장과 골목형 상점가가 모여 있다”며 “이들이 지역 시장과 상생 협약을 맺고 식재료와 그릇 식기 등 부자재를 중구 내 시장에서 공급받도록 하는 등 경제적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맛집·문화 관광지등 ‘킬러 콘텐츠’를 확보해 지역 시장과 동네 골목까지 확대하도록 돕겠다”고 했다.

교육인프라 문제와 1인가구를 위한 정책도 잊지 않았다. 김 구청장은 “중구는 학생 수 감소로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교육 인프라 문제가 심각한 상황”이라며 “학교 통폐합·재배치 등을 통해 이를 해결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공포 영화 같이 보기, 1인가구 요리교실 등 직장 때문에 중구에 거주하는 청년층을 중구민으로 남기기 위한 노력도 계속하고 있다”며 “인구 감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고 했다.

김 구청장은 중구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제가 자란 곳이자 앞으로도 살 중구에 대한 사랑이 가득하다”며 “모든 역량과 열정을 중구 발전에 쏟아서 살고 싶은, 살기 좋은 중구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웃음을 보였다.

김용재·최정호·이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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