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데스크칼럼]이재용의 뉴삼성 뒷받침할 컨트롤타워 필요하다
뉴스종합| 2022-09-06 11:10

국민주식 삼성전자 주가가 최근 5만원대로 떨어졌다. 고환율·고금리·고물가 등 복합 경제위기 속에 반도체업황 우려와 미-중 갈등이 주된 이유다. 삼성의 핵심이자 국내 1위 수출품인 반도체는 최근 10년 중 가장 심각한 수준에 빠졌다는 진단까지 나왔다.

삼성전자의 올해 연매출이 300조원, 영업이익은 60조원 돌파가 예상된다고 안도할 일은 아니다. 더 중요한 것은 삼성전자의 내일이다. 주가는 미래를 먹고산다.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 8·15 때 복권됐다. 이후 계열사 직원들과의 스킨십도 넓히고 있다. 구내식당에서 식사하고 직원들과 셀카도 찍는 등 소탈하고 친근한 이미지도 자아낸다. 복권 이후 자신감 있는 이 부회장의 행보가 가져온 효과라 할 만하다. 삼성의 미래를 위한 필요조건은 갖춰졌다. 충분조건은 이 부회장의 회장 승진, 등기이사 복귀, 그룹 컨트롤타워의 부활 등이다. 이는 조만간 순차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을 제외한 4대 그룹은 모두 3세 경영을 시작했다.

내부 분위기도 무르익었다. 이 부회장은 2014년 이건희 회장이 쓰러진 이후 사실상 총수 역할을 해왔다. 안팎에선 삼성이 이재용 회장 시대를 선언하고 새로운 경영화두를 내놓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그룹 컨트롤타워의 부활이다. 과거 ‘비서실-구조조정본부-전략기획실-미래전략실’ 등으로 불리며 그룹 인사와 전략을 맡아왔다. 삼성은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7년 미래전략실을 없앴다. 삼성과 정치권의 연결고리로 지목되면서 사라졌지만 미래전략실 본연의 기능은 그룹 운영과 사업 전략 수립 등이다.

연매출 400조원 규모의 글로벌 기업인 삼성그룹에서 이런 조직이 없다는 것은 큰 문제로 지적돼 왔다. 과거와 같은 모습이 재연될 것이라는 우려 섞인 시각도 있다. 하지만 구시대적 정치권 행태가 여전한 이상, 이는 기업 내 조직 유무와 상관없이 상존하는 문제다. 물론 삼성도 과거 일은 철저히 반성하고 조직의 법적 근거와 투명성·효율성을 담보해야 한다. 계열사 간 시너지를 내고, 삼성의 미래를 이끌 신사업을 수립하며, 실행에 집중해 나가야 한다. 지배구조 개편 등도 중요한 과제다.

사실 명칭은 무엇이든 상관없다. 별도 조직이 부담스럽다면 현 삼성전자 사업지원TF의 조직과 인력을 강화하면 된다. 2000년대 초, 이건희 회장 시절 출입기자로서 옆에서 지켜본 삼성의 가장 큰 장점은 회장이 한 번 화두를 던지면 그룹 컨트롤타워에서 실행 전략을 세우고 이를 계열사 전반에 확산시켜 속도감 있게 전개해가는 일사불란함이었다.

하지만 지금 이런 분위기는 사라졌다. 각 계열사 의 자율경영은 듣기엔 좋지만 현실적으로 현상유지 경영이나 마찬가지다. 실적 유지가 중요한 전문경영인은 오너처럼 큰 리스크를 안고 도전적인 결단을 내리기엔 한계가 있다. 30년 전인 1993년 이건희 회장은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다 바꾸라”는 신경영을 선언했다. 새로운 회장의 뉴삼성은 어떤 모습일지 모두가 숨죽여 지켜보고 있다. 이를 뒷받침할 그룹 컨트롤타워 부활은 급선무다. 아울러 이재용 시대를 맞아 삼성이 국민에게 던지는 첫 소식은 축 처진 국민의 어깨가 한 번 들썩일 빅이벤트가 됐으면 한다.

happyday@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