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EU·美, 우크라戰 와중 러産 알루미늄·니켈 수입 ↑
뉴스종합| 2022-09-07 11:09

유럽연합(EU) 회원국과 미국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산 알루미늄·니켈을 더 많이 구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갖가지 제재를 러시아에 가했지만 주요 산업용 금속은 대상에서 제외하고 이전보다 수입량을 늘린 것이다. 자원 부국인 러시아를 경제적으로 압박하는 게 녹록지 않다는 점을 보여준다. 로이터는 유엔의 무역통계 데이터베이스인 유엔컴트레이드(UN Comtrade)를 인용해 EU와 미국의 지난 3~6월 러시아산 알루미늄·니켈 수입량이 전년 동기 대비 최대 70% 증가했다고 6일(현지시간)보도했다. 금액으로 치면 19억8000만달러(약 2조7314억원)라는 설명이다.

EU는 이 기간 러시아산 알루미늄을 가장 많이 수입했다. 매달 평균 7만8207t이다. 작년 동기 대비 13% 증가했다.

유럽 최대항구인 네덜란드 로테르담 측은 보고서에서 올해 상반기 총 물동량은 0.8% 늘었지만, 컨테이너에 실을 수 없는 개품산적화물은 금속 수입 증가로 17.7% 급증했다고 밝혔다.

미국의 3~6월 러시아산 알루미늄 수입량은 매달 평균 2만3049t으로 작년 동기와 견줘 21% 늘었다.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 때인 2018년 러시아산 알루미늄에 부과한 제재로 건설·자동차·전력 부문에 큰 혼란이 발생했고, 제재는 이듬해 해제된 바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투자은행 리버럼의 톰 프라이스 원자재전략책임자는 “미국인에겐 가능한 한 많은 알루미늄 공급원을 확보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면서 “그들은 중국에서 금속을 얻는 걸 꺼리기 때문에 러시아의 루살(Rusal) 알루미늄이 중요하고, 이것이 무역을 중단하지 않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루살은 중국을 제외하곤 세계 최대 알루미늄 생산사다. 세계 생산량의 6%가량을 치지한다.

러시아산 니켈 상황은 더 극적이다. 미국의 3~6월 러시아산 니켈 수입량은 작년 동기 대비 70.2% 폭증했다. 올해 총 2395t을 수입했고, 작년 같은 기간엔 1407t을 러시아에서 들여왔다. EU의 수입량은 22%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니켈 가격이 뛰어 러시아엔 수출을 계속할 동인으로 작용했다고 전했다.

러시아는 니켈 세계 생산량의 약 10%를 차지한다. 러시아 최대 니켈 생산업체인 노르니켈은 배터리를 생산할 수 있는 등급의 니켈 세계 시장 점유율은 15~20%다.

미 국무부 대변인은 로이터에 “우린 제재조치를 예고하지 않지만, 푸틴 대통령의 부당한 전쟁에 대한 대가를 늘리는 데엔 어떤 것도 테이블 아래 있지 않다”고 했다.

러시아 경제는 서방의 압박 속에서 예상보다 좋은 성과를 냈고, 활발한 원유 수출이 제재의 영향을 상쇄하는 데 도움이 돼 루블화 환율이 급등했다고 로이터는 지적했다. 홍성원 기자

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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