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시설 출신 편견에 상처…희망 품은 책장’…서울시 자립 청년에 손 내민다
뉴스종합| 2022-09-12 06:23
영락보린원 생활관의 책장에 '그래도 내일은 희망'이라는 제목의 책이 꽂혀있다. 이영기 기자.

[헤럴드경제=이영기 기자] “처음 시설을 떠날 때 의지할 곳이 없어서 힘들었죠. 가까운 친구에게도 완전히 터놓고 말하기 어렵거든요”

약 10년 전 영락보린원을 떠나, 지금은 사회복지사로 일하는 ‘자립청년’인 30대 A씨는 시설을 떠날 당시를 떠올리며 “떠날 당시에는 심리상담이나 멘토제도가 전혀 없었는데, 이제 생긴다니 반가운 일”이라고 말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7일 ‘자립준비청년 자립지원 강화대책’을 발표하고, 서울 용산구 영락보린원을 방문해 영락보린원 학생·자립청년과 간담회를 가졌다.

간담회 자리에서 오 시장은 자립준비청년의 다양한 고충과 대책을 들었다. 성인이 돼 직장을 다닌 적이 있는 한 자립청년은 “직장 내에서 시설 출신이라는 편견을 받았는데, 그 점이 사회생활 적응에 가장 어려운 일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간담회에 함께 창석한 자립준비청년협회의 주우진 회장은 “자립준비청년이 홀로서기 하는 과정에서 극단적 선택을 하는 경우도 있다. 지속적으로 적응 과정을 살피고 지원할 수 있는 체계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7일 영락보린원을 방문해 자립청년 A씨에게 시설을 안내 받고 있다. [서울시 제공]

시가 이날 발표한 ‘자립준비청년 자립지원 강화대책’의 4대 12개 사업에는 간담회 자리에서 요구한 심리·정서적 지원 체계 마련 계획이 포함돼있다.

4대 사업은 ▷심리·정서적 지원 체계 강화 ▷생활자립을 지원하는 경제적 지원 ▷자립준비청년 일자리 지원 ▷자립준비청년 통합 지원 인프라 확충으로 구성됐다.

‘심리·정서적 지원 체계 강화’ 계획은 자립을 준비하는 15세부터 심리·정서적 지원체계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정서적 교류를 나눌 수 있는 정서적 지지자 결연 지원을 강화하고 ‘종합심리검사’ 대상은 예비자립준비청년 전체로 확대해 우울증 등 고위험군을 조기 발견해 지원한다.

멘토·멘티 결연도 강화한다. 시설 별 선·후배 간 결연을 지원해 홀로서기 과정에서 겪게 되는 문제를 공유하고 해결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취미동아리·자조모임 구성·운영 시 활동비를 지원해 사회관계망 형성도 지원한다. 또 종합심리검사·상담·치료프로그램 운영 대상을 예비자립준비청년까지 확대한다.

시는 ‘자립준비청년 통합 지원 인프라 확충’을 통해서도 자립준비청년의 심리·정서 지원에 나선다. ▷‘자립지원전담기관’ 설치·운영 ▷자립준비청년의 심리고충 상담, 일상생활 지원을 안내하는 전용 24시간 핫라인 운영 ▷자립준비전담요원 상담활동 강화 등 지원 인프라를 확충한다.

심리·정서적 지원 체계 강화뿐 아니라 ‘생활 지원’과 ‘일자리 지원’도 내놓았다. ‘생활지원’은 자립준비청년의 주거를 지원하기 위해 서울주택공사(SH)매입형 임대주택을 지속 확보하고 자립수당은 월 40만원으로, 자립정착금은 1500만원으로 상향 지원해 생활비 부담을 덜어줄 계획이다.

‘일자리 지원’은 서울시 4개 기술교육원에 자립준비청년이 희망하는 맞춤형 교육패키지를 개설해 일자리 교육을 지원하고, 아동복지시설 내 자립준비청년의 일자리에 취업할 수 있도록 돕는 뉴딜일자리도 발굴해 지원한다.

오 시장은 간담회 자리에서 “자립준비청년이 홀로서기 과정에서 겪게 되는 어려움을 알고 있기에 힘든 과정에 서울시가 함께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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