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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퍼스 학식·레스토랑에도…‘가정’ 밖으로 간 간편식 [언박싱]
뉴스종합| 2022-09-20 11:25
지난 19일 서울대 학생회관에서 밀키트를 판매하고 있다. 서울대 생활협동조합이 풀무원에 수수료를 받고 판매공간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운영한다. [연합]

[헤럴드경제=신주희 기자] 풀무원이 서울대 캠퍼스 내에서 학식용 가정간편식(HMR) 판매를 시작했다. 물가가 오르면서 학생식당 운영이 어려워진 대학 측이 간단히 데우거나 조리해 먹을 수 있는 간편식을 도입한 것이다.

코로나19 이후 포화 상태인 간편식이 B2B(기업간 거래) 식자재 시장으로 확대되면서 가정간편식이 더 이상 ‘가정’에만 머무르지 않게 됐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이와 같은 사례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20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풀무원은 이날 서울대 학생회관에 무인 방식으로 간편식을 판매하는 ‘출출박스’를 열었다.

가격은 파스타 2500원에서 피자 7700원까지로 다양하다. 학식인 만큼 풀무원은 “일반 소비자 가격보다 1000~2000원 가량 낮은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칼국수, 파스타 등 일부 면 요리 제품은 일회용 용기가 함께 제공 돼 인덕션에서 직접 제조가 가능하도록 했다. 서울대 생협이 풀무원에 판매 공간을 제공하면 생협에 수수료를 제공하는 형태로 운영된다.

생활협동조합에서 학식을 운영하던 서울대는 학식 가격을 인상해 학생들의 반발을 사자 전국 대학 중 처음으로 교내에서 가정간편식 판매에 나섰다.

국내에서는 서울대가 최초이지만 지난 팬데믹 기간 동안 간편식이 성장하면 전세계적으로 캠퍼스 구내식당에서부터 자영업자 매장까지 간편식을 도입하는 사례가 늘었다.

지난해 미국에서는 밀키트 간편식 회사 헬로 프레쉬와 에브리플레이트는 식품 서비스 및 시설 관리 기업 소덱소와 협업을 통해 300개가 넘는 미국 대학에 밀키트를 배송하는 서비스를 론칭하기도 했다.

브라질의 배달앱 ‘아이푸드’는 지역 내 레스토랑을 통해 전용 PB 간편식 메뉴를 만들어 판매한다. 지역 식당은 아이푸드에서 간편식을 제공받는데, 아이푸드 앱에서 배달 전용 메뉴인 ‘노브랜드 밀’ 메뉴의 주문이 들어오면 이를 조리해 판매하는 방식이다. 간편식이 고스트 키친을 만나 진화한 셈이다.

국내에서도 B2B용 간편식 시장이 커지고 있다.

프레시지는 지난해 자영업자들이 쉽고 경제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B2B 전용 밀키트를 시범 론칭한 바 있다.

B2B 전용 밀키트는 추가 손질없이 바로 요리할 수 있도록 전처리 과정을 거친 식재료를 1인분씩 개별 포장해 묶음으로 판매하는 제품이다. 고깆집에서의 김치찌개, 된장찌개처럼 주력 메뉴가 아니지만 조리가 번거로운 메뉴들로 구성해 편의성을 높였다.

CJ제일제당도 외식·급식 업체, 항공사, 도시락·카페 사업자 등에 납품하는 B2B 간편식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전문 브랜드 ‘크레잇(Creeat)’을 론칭한 바 있다. 지난 2021년 6월부터 2022년 5월까지 크레잇, 스팸 등 브랜드 가공식품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5% 증가할 정도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간편식 시장이 코로나19 이후 급격히 팽창해 이제 포화 상태라고는 하지만 구내식당, 자영업자 매장 등 B2b 영역으로까지 확장되고 있는 추세다”라고 설명했다.

joo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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