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저소득국 빚 탕감 않고 대출금 늘려”…최대 채권국 中 관행 때린 美재무부
뉴스종합| 2022-09-21 09:37
중국 위안화 지폐의 모습 [로이터]

[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세계 최대 채권국인 중국은 저소득 국가가 부채 위기를 피할 수 있도록 조율된 부채탕감 프로그램에 참여해야 한다고 미국 재무부 고위 관계자가 20일(현지시간) 촉구했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의 고문인 브렌트 나이먼(사진) 시카고대 교수는 이날 싱크탱크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가 주최한 행사에 나와 “부채 상환에 실패하면 저소득국과 중간소득국은 투자부족·저성장 등으로 현재 진행 중인 어려움이 수년간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나이먼 교수는 중국의 공식 대출액 추정치는 5000억~1조달러로, 저소득·중간소득국에 집중돼 있다고 했다. 현재 44개국이 국내총생산(GDP)의 10% 넘는 빚을 중국 대출기관에서 빌렸다고 그는 설명했다.

저소득국의 약 60%는 이미 부채 위기에 처해 있고, 신흥시장의 25%도 유사한 상황인 것으로 국제통화기금(IMF)은 보고 있다.

주요 20개국(G20)이 코로나19 팬데믹 동안 저소득국의 부채 부담 악화를 최소화하려고 채택한 부채상환 중단 이니셔티브(DSSI)가 지난해 12월 만료한 뒤 상황이 나빠졌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특히 고(高)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을 잡기 위해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등 각국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리고 있고, 이는 달러화 강세로 이어져 25조달러의 부채가 있는 개발도상국은 연쇄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에 몰려 있다는 지적이다.

브렌트 나이먼 교수 [시카고대 홈페이지]

주요 7개국(G7) 재무장관은 지난 5월 중국의 움직임을 촉구했고, 중국은 8월 아프리카 17개국에 대한 23건의 무이자 대출을 탕감했다. IMF가 자국에 배정하는 준비금(SDR·특별인출권) 가운데 100억달러를 아프리카 국가에 주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보스턴대 글로벌 개발정책 센터의 추산에 따르면 이는 4500만~6억1000만달러에 해당해 아프리카 국가가 중국에 진 빚의 1%에 불과했다.

나이먼 교수는 “중국이 세계은행·IMF·파리클럽을 합친 것보다 많은 세계 최대의 양자 채권자이기 때문에 부채 문제에 독특한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은 채무국이 필요할 때 부채를 탕감해주지 않고, 만기 또는 유예기간을 연장해 2018년 콩고의 경우 대출금이 늘어나기까지 했다고 지적했다.

나이먼 교수는 “중국은 투명성이 부족하고, 기밀유지협정을 빈번하게 사용해 조율된 부채 구조조정 노력을 복잡하게 한다”면서 “이는 중국이 다자간 감시에서 시스템적으로 배제돼 있다는 점을 의미한다”고 했다. 아울러 “중국이 신속하고 효과적인 도움을 보류하는 유일한 채권자는 아니지만 국제적으로 조율된 부채탕감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게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말했다.

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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