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울산포럼서 개념 설명
“사실 그동안 해오던 걸 더 잘하자는 것”
E(환경), ‘사람·자연 관계’
S(사회), ‘사람 그 자체’
G(거버넌스), ‘사람 사이 관계’
[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전도사’로 불리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ESG에 대한 설명이 화제다. 평소 자신이 생각하는 ESG에 대한 정의를 간결하면서도 알기 쉽게 전달했다는 평가에서다. 그만큼 최 회장이 평소 ESG에 대해 깊이 고민해 왔고, 이를 구성원들에게 최대한 친숙하게 설명하려는 노력을 펼쳐 왔음을 보여준다는 분석이다.
최 회장은 지난달 26일 울산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2 울산포럼’의 클로징 세션에 참석, ‘기업의 경영에 있어서 ESG의 의미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자신이 정리한 ESG에 대한 정의를 공유했다.
최 회장은 “전세계에 ESG라는 용어가 들어오고 이 개념이 사용되기 시작한게 불과 5년 밖에 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며 “그냥 서로 다른 분야인 세가지 단어를 붙여놓고 이걸 잘한다, 못한다를 평가하고 측정하고 이를 기초로 투자대상까지 바꾼다고 하니까 어떻게 보면 기업하시던 분들에게는 좀 짜증나는 일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경영자 입장에서는 이것과 친숙하게 지내기도 어렵고, 그렇다고 완벽히 거부하자니 트렌드가 계속 돼 좀 피곤하다는 생각이 드실 것”이라며 “특히 울산의 경우 생산시설에서 에너지를 써서 많은 프로덕트(제품)를 만드는 게 가장 중요한 덕목이었던 분들은 ESG가 나온 뒤 여태까지 잘 하고 있던 일들이 갑자기 잘못되고 있다는 느낌을 상당히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이것이 내 인생을 상당히 귀찮게 만든다고 생각하지 마시고, 조금 열린 마음으로 접근해보면 여태까지 우리가 하던 일이었다는 걸 느끼실 수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달 26일 열린 ‘2022 울산포럼’에서 ESG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SK 제공] |
먼저 E(환경)에 대해 최 회장은 ‘사람과 자연의 관계’로 정의했다. 그는 “그동안 우리는 자연을 떠나 살 수 없었고 자연을 보전하며 지켜야 됐고 자연과 친화적인 일을 해왔다”며 “결국 E라는 것도 여태까지 (자연에 대해) 해왔던 걸 좀 더 체계적으로 잘하자는 차원”이라고 말했다.
S(사회)는 ‘사람 그 자체’라고 설명했다. 최 회장은 “우리도 인권이라는 개념이 있었고, 사회 안에 그 사람이 가질 수 있는 권리나 얘기들이 보장되는 세상을 생각해왔다”며 “우리 나라도 그동안 민주주의를 얘기하면서 인권 얘기도 많이 해왔는데, 이걸 세계적인 추세에 맞춰 좀 더 잘 해보자는 것이고 직장 내에서도 잘 해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G(거버넌스)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라고 요약했다. 그는 “거버넌스 하면 어렵게 생각하지만 그냥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라고 생각한다”며 “상하관계일수 있고, 수평관계일 수도 있지만 어쨌든 우리의 관계를 정의하고 그것이 두 사람 뿐 아니라 열 사람, 스무 사람, 천 명의 사람들이 어떻게 관계 맺고 움직일 수 있느냐는 정의한 것”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ESG를 정작 들여다보면 그렇게 생소했던 개념은 아니고, 단지 이걸 좀 더 부각시켜 측정을 하고 개선되는 지를 점검하자는 것”이라며 “결국 우리 사회를 위한 일이라고 생각하면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닐 거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gil@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