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머스크, 트위터서 ‘우크라 종전안’ 훈수뒀다가…“꺼져라” 비난 폭격
뉴스종합| 2022-10-04 09:26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러시아가 일방적으로 병합을 발표한 우크라이나 점령지에서 유엔 감독 아래 재투표를 실시하는 내용을 포함한 종전안을 돌발 제안했다.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서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등 관련국 정치인들은 머스크의 선을 넘은 훈수에 불쾌감을 드러냈다.

3일(현지시간) 로이터, AFP통신 등에 따르면 머스크는 이날 러시아가 주민투표를 거쳐 지난 주 자국으로 병합한 우크라이나 점령지 4곳에서 유엔의 감독 아래 주민투표를 다시 실시하자고 제안했다. 머스크는 주민들의 뜻에 따라 병합 여부를 최종 결정하는 아이디어를 포함해 이번 전쟁을 끝내기 위한 계획을 제시하며 1억명이 넘는 자신의 팔로워들에게 찬반 투표를 독려했다.

머스크는 "그것(투표 결과)이 주민들의 뜻이라면 러시아는 (점령지에서)철수해야 한다"고 자신이 제시한 방안에 대해 설명했다. 또한 러시아가 2014년 병합한 크림반도를 러시아의 영토로 정식으로 인정하고, 우크라이나가 크림반도로의 물 공급을 보장하는 한편 우크라이나를 중립국화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머스크의 돌출 제안에 즉각 반발했다. 그는 트위터에 "우크라이나를 지지하는 머스크와 러시아를 지지하는 머스크 가운데 당신은 어떤 @일론 머스크를 더 좋아하느냐"라는 질문을 올려 불쾌감을 드러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적극적으로 비판해온 리투아니아의 기타나스 나우세다 대통령도 "친애하는 머스크 씨, 누군가가 당신의 테슬라 바퀴를 훔치려 할 때 양측이 투표로 그 행위를 지지했다고 하더라도 훔치려는 사람이 그 차량이나 바퀴의 합법적인 소유자가 될 수는 없다"는 트윗을 올려 머스크의 제안을 꼬집었다.

퇴임하는 안드리이 멜니크 독일 주재 우크라이나 대사는 트윗에 "머스크 당신에 대한 내 외교적인 반응은 '꺼져버리라는 것'"이라고 밝혀 격앙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이어진 반발에 머스크는 트위터에 "그러면 돈바스와 크림반도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자신들이 러시아의 일부인지 아니면 우크라이나의 일부인지 결정하도록 하자"면서 또 다른 투표를 제안했다.

머스크는 이어 자신의 제안이 인기가 없는 것에 개의치 않는다면서 자신의 관심사는 오직 이번 전쟁으로 불필요하게 죽어 갈 수도 있는 수백만명의 목숨이라고 말했다.

한편 러시아는 지난달 23일부터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과 루한스크인민공화국(LPR), 남부 자포리자주와 헤르손주 등 4개 지역에서 닷새간 주민투표를 실시한 뒤 지난달 30일 이 지역에 대한 합병을 선언하고 해당 지역을 러시아로 편입했다. 서방은 해당 투표를 불법·강압적으로 실시됐다는 이유로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며 비판하고 있다.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가 주민투표를 거쳐 병합한 도네츠크 등 4개 주는 물론 크림반도까지 모두 회복하겠다며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의 지도자로 있는 한 양국 간 대화는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 하고 있다.

kace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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