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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환율에 무역적자 심화…韓 경제, 4분기부터 최대 고비
뉴스종합| 2022-10-04 11:05
경제전문가들은 헤럴드경제와 인터뷰에서 올해 4분기부터 내년까지 우리나라가 총체적인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며 금리인상을 비롯해 자본유출을 막을 대책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광장시장에서 한 상인이 손님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연합]

한미 금리 역전으로 고환율·고물가와 무역수지 적자가 지속되며 우리 경제의 총체적 위기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비교적 탄탄한 외환보유액 등으로 현재로선 외환위기 사태가 재연될 가능성은 작지만 자본 유출 현상이 심화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미국이 보호무역 기조로 변화하는 모습을 보이는 등 대외 여건도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

이에 헤럴드경제가 경제전문가 10인을 대상으로 현재의 경제 상황과 정책 대안에 대한 견해를 들은 결과, 이들은 이번 4분기부터 수출과 소비 등 전방위적 경제위기가 본격화해 내년까지 어려운 국면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경기침체 속에 한미 금리역전 등으로 자본 유출 가능성이 커질 것이라며, 금리인상을 비롯해 자본 유출을 막을 비상대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단기적으로 미국 금리인상과 무역수지 적자가 자본 유출을 가져올 수 있다. 외환시장 불안이 심해지고, 환율이 올라 수입물가가 또다시 자극받는다. 대외적으로 미국과 중국이 우리 상품을 사지 않겠다는 기조가 심해지고 있다. 특히 미국은 달러 강세가 나타나면서 무역수지 적자 문제가 더 심해질 수 있고 이후엔 이를 개선하기 위한 보호무역이 시작될 수 있다.

▶하준경 한양대 교수=경제 진단이 매우 불확실한 상황이다. 대면 서비스업 수요 측면에서 회복 흐름이 이어지고 있지만 수출이 부진하다. 대외적 요인도 불안하고, 하방리스크가 점차 커지고 있다. 회복 흐름이 잦아들고 있으며 불확실성이 상존한다. 회복 흐름을 이어가는 연착륙이냐, 스태그플레이션으로 가는 경착륙이냐, 그 기로에 서 있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우크라이나 사태와 중국 정부의 정책이 어떻게 전개될지가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러시아가 종전을 선언하거나 중국이 ‘제로 코로나’ 정책을 수정한다면 세계 경제가 빠르게 회복세를 나타낼 수 있다. 미국이 고금리정책을 펼쳐야 하는 이유도 상당 부분 줄어든다.

▶정세은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우리나라 경제를 지탱한 것이 무역인데 수출과 수입에서 문제가 생기고 있다. 다만 외환위기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지금 이 정도로 외환보유액를 쌓았는데 외환위기가 생긴다면 전 세계 금융 시스템을 다시 돌아봐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김현욱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저성장 국면에 들어서고 있다. 위험 요인이 커질 수 있으나 향상된 외환건전성 등으로 1997년 외환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와 비슷한 충격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같은 거시경제 상황에서도 개별 조직이 처한 시장구조 등 영업 환경은 매우 다를 수 있다. 특히 이미 생사의 갈림길에 있는 기업들에는 지금이 절박한 위기다.

▶신세돈 숙명여대 교수=통계는 2분기까지 나와 있지만 확실한 것은 3분기가 2분보다 상황이 악화됐다는 것이다. 주목해야 할 점은 무역수지 6개월 연속 적자, 4개월 연속 대(對)중국 적자, 경상수지 흑자폭 급감, 한국은행 외환보유액 감소 등이다. 금리를 올리지 않는다면 심각해질 것이다. 가장 큰 우려는 환율과 외환보유액이기 때문이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잘못 대처하면 위기에 빠질 수 있다. 금리를 올려야 한다. 가계부채를 우려하지만 역설적으로 가계부채에 부담을 주기 위해서 금리를 올려야 한다. 금리가 고환율 등 위기의 원인이고 원인을 고쳐야 한다. 금리를 따라가지 않으면 당장 환율을 어찌할 도리가 없다.

▶홍기용 인천대 교수=수출 주요 산업이 둔화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우크라이나 사태를 예측하기 어려워 공급 측면에서 어려움이 계속된다고 일단은 봐야 한다. 금리인상이 앞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측면에서 당분간은 전망이 어둡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위기에 근접했다. 외환시장 불확실성이 커졌고, 이미 스태그플레이션 상황이다. 실물 경기악화도 다층적으로 나타나고 있어 복합 위기적인 성격을 나타내고 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올해 하반기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어려운 국면이다. 인플레이션 이슈는 잦아드는 모양새지만 세계 경제가 하강 국면이다. 배문숙·김용훈·홍태화 기자

th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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