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OPEC+ 감산에 마음 급해진 美, 베네수엘라에 화해 손 짓
뉴스종합| 2022-10-06 15:15
5일(현지시간) 미국 버지니아주 알렉산드리아에 있는 셸 주유소에서 한 남성이 차량에 기름을 넣기 위해 주유기를 들고 있다. [EPA]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非)OPEC 주요 산유국들의 협의체인 ‘OPEC 플러스’(OPEC+)가 다음달부터 하루 원유 생산량을 200만 배럴 줄이기로 하면서 미국은 베네수엘라 제재 완화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는 베네수엘라 석유 산업에 가했던 제재를 완화해 미국 정유사 셰브런의 현지 석유 생산을 허용하는 방안을 준비 중이라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상당한 제재 완화 시 그 대가로 2024년 대통령선거를 공정하게 치르기 위해 야당과 대화를 재개할 것이라고 소식통이 WSJ에 전했다.

미국, 베네수엘라 정부와 야권은 미 은행에 동결된 수억달러 규모의 베네수엘라 자금을 풀어 식량·의약품 수입과 낡은 전력·상수도 시설 개선에 필요한 장비 확보 등에 활용하는 협상도 진행 중이다.

이 협상이 성사되고 셰브런이 생산을 재개하면, 베네수엘라는 단기적으로 제한된 물량의 원유를 세계 시장에 수출할 수 있게 된다.

석유 매장량이 세계 최고 수준인 베네수엘라는 1990년대 하루 320만 배럴 이상을 생산했던 주요 산유국이었으나, 투자 부족과 부패, 관리부실 등으로 지난 10년간 관련 산업이 붕괴했다.

특히 2020년 도널드 트럼프 당시 행정부의 제재로 서방 기업들이 철수하면서 원유 생산은 더욱 위축됐다.

하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는 등 불안한 상황에서 베네수엘라가 유가 안정을 꾀할 수 있는 원유 대안 공급처로 부상하고 있다.

미 정부가 셰브런이 현지 생산한 석유 수출을 승인하면 베네수엘라는 수개월 내 수출 물량을 현재 하루 45만 배럴의 두 배 수준으로 늘릴 수 있을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등 임시 대통령으로 인정하는 야권 지도자 후안 과이도가 이끄는 야권은 반대하고 있다. 제재 완화 시 현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의 정권 유지에 도움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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