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군대 안 가려고"...러시아男, 보트 타고 美알래스카로 망명
뉴스종합| 2022-10-07 08:54
5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동원령에 따라 소집된 예비역이 입대를 앞두고 가족과 작별 인사를 나누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달 21일 예비군 부분 동원령에 서명했다고 발표했다. 러시아 측은 이 명령에 따라 예비군 30만명을 소집할 예정이다. [연합]

[헤럴드경제=한희라 기자]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예비군 동원령을 피하려고 러시아 남성 2명이 소형 보트를 타고 미국 알래스카로 넘어와 망명 신청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6일(현지 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리사 머카우스키 알래스카주 상원의원은 이날 러시아인 2명이 미국 알래스카 서부와 러시아 동부 사이 베링해의 섬인 세인트로렌스에 들어와 망명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러시아 동부 해안에서 소형 보트를 타고 지난 4일 알래스카주 세인트로렌스섬 서쪽 끝의 주민 약 600명이 사는 마을인 갬벨에 도착했다. 갬벨은 러시아 동쪽 끝 지역인 추코트카에서 약 58km 떨어져 있는 곳으로 거리상으로 알래스카주 본토보다 러시아와 더 가까운 곳이다. 이 남성들은 미 해안경비대에 망명을 요청했다.

미 국토안보부는 망명 신청을 한 러시아인들의 신상이나 여행 경로 등 세부 사항은 공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머카우스키 의원은 “이들이 강제 군 복무를 피하려고 러시아 동부 해안지역에서 도망쳤다고 보고됐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21일(현지시간) 러시아 폭동 진압 경찰이 수도 모스크바에서 열린 예비군 부분 동원령 반대 시위에 참가자를 체포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예비군 부분 동원령을 즉각 발동한다고 밝혔다. [연합]

마이크 던러비 알래스카 주지사는 “동일한 경로를 이용해 알래스카로 넘어오는 러시아인들의 망명 신청이 계속될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면서 “강한 바람을 동반하는 가을 폭풍이 예상되기 때문에 이 같은 탈출 방법은 위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AP통신도 이같은 경로를 통한 러시아인들의 미국 망명은 흔하지 않은 경우라고 전했다. 러시아인들의 일반적인 미국 망명 경로는 관광객으로 가장해 모스크바에서 맥시코 칸쿤이나 멕시코시티로 비행기를 타고 이동한 뒤 육로로 미국 국경을 넘는 것이다.

hanir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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