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현실화된 기업 이익 불확실성…3분기보다 4분기가 더 어둡다 [4분기 리스크]
뉴스종합| 2022-10-07 11:06

삼성전자가 예상을 밑도는 3분기 실적을 내면서 국내 기업들의 이익 불확실성은 더욱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미 시장에서는 3분기를 넘어 4분기 이익 추정치를 빠르게 조정하면서 이익에 대한 기대를 낮추고 있다.

7일 삼성전자가 밝힌 3분기 영업이익은 10조8000억원으로,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의 퀀티와이즈가 집계한 증권사 컨센서스 11조8700억원에 크게 못 미친다.

최근 한 달 사이 삼성전자 3분기 이익에 대한 눈높이를 10% 넘게 낮췄음에도 예측이 빗나가면서 증시 전반의 이익추정치 감익 흐름은 더욱 가팔라질 것으로 보인다.

더 큰 문제는 3분기를 넘어 4분기까지 빠르게 흐려지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한 달 사이 4분기 코스피 이익추정치는 7.2% 급락했다. 같은 기간 3분기 이익추정치 하락폭(-6.1%)을 웃돈다. 4분기 이익 추정치의 1개월 전 대비 내림폭은 9월 중순 -2.4%에서 9월 말 -5.5%로 뛰더니 갈수록 그 폭을 키우고 있다.

그런가 하면 4분기 이익 수정비율은 9월 초 -0.8에서 최근 -1.6으로 커졌다. 앞으로 이익이 증가할 것이란 기대보다 감소할 것이란 우려가 시장에 더 크게 퍼졌다는 의미다. 더군다나 대부분 12월 결산법인인 국내 상장사 특성상 4분기는 일회성 비용 등이 반영되며 이익이 기대를 크게 밑돌았던 경험을 고려하면 자칫 4분기에 ‘실적 잔혹사’가 벌어질 수도 있다.

염동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상회하며 4월까지 상향조정되던 실적 추정치는 1분기 어닝 시즌이 종료된 5월 중순부터 하향조정되기 시작했다”며 “현재 영업이익과 순이익 추정치 모두 올해 가장 낮은 수준까지 하향조정된 상태로, 3분기 실적 시즌을 지나면서 추가로 하향조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이익 기대가 살아나려면 무엇보다 글로벌 경제를 억누르는 인플레이션이 진정돼야 하지만 당장 이를 바라는 건 무리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충격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유로존의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까지 7월 8.9%(전년 대비), 8월 9.1%, 9월 10.0%로 계속해서 오르고 있다.

반면 미국 9월 ISM 제조업 PMI는 50.9%로, 기준선인 50은 넘었지만 세부 지표를 보면 고용이 54.2에서 48.7로, 신규 주문은 51.3에서 47.1로 크게 하락해 경기침체 우려는 한층 커졌다.

이처럼 3, 4분기까지 이익이 지속해서 하향조정되면 2022년 연간 코스피 영업이익이 전년 수준에 머물거나 최악의 경우 역성장을 기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우리 증시의 대들보 역할을 하는 반도체의 이익 전망이 22.1% 뒷걸음질친 것이 뼈아프다. 조선과 자동차 이익 추정치가 증가하는 것이 그나마 희망이다.

이웅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경기소비재의 수요 감소가 예상되는 가운데 IT, 반도체의 재고는 쌓이고 출고는 되지 않는 점이 우려된다”며 “IT 섹터 위주 감익이 발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우영 기자

kw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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