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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트코, 한판 붙자’ 트레이더스, 유료멤버십 통할까 [언박싱]
뉴스종합| 2022-10-08 07:01
트레이더스 동탄점 내부 모습.[이마트 제공]

[헤럴드경제=오연주 기자] 이마트의 창고형 할인점인 이마트 트레이더스가 최근 트레이더스 홀세일 클럽으로 이름을 바꿨습니다. ‘도매, 대량’을 의미하는 ‘홀세일’(Wholesale)을 브랜드명에 적용해 창고형 할인점의 정체성을 강화한다는 의미입니다.

특히 트레이더스는 이번 개편에서 유료 멤버십을 처음으로 도입하면서 업계의 관심이 집중됐습니다. 고물가 시대에 치열해지고 있는 창고형 할인점 경쟁에서 충성 고객 확보에 나선 것인데, 이미 회원제로만 운영하고 있는 1위 코스트코에 도전장을 제대로 낸 셈입니다.

트레이더스, 유료멤버십 통할까

국내 창고형 할인점은 코스트코, 트레이더스 홀세일 클럽, 롯데마트 맥스(MAXX) 3곳으로 크게 나뉩니다. 코스트코가 연매출 5조가 넘는 1위 업체 자리를 지키고 있고, 트레이더스가 연매출 3조 원 시대를 열며 바짝 뒤쫓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후발주자인 롯데마트 맥스는 과거 빅마켓에서 이름을 변경한 곳입니다.

이 중 유료회원제는 코스트코만 꾸준히 유지해왔습니다. 회원등급 별 차이가 있으나 사업자가 아닌 일반 개인고객이라면 최소 연 3만8500 원을 내고 멤버십에 가입해야 코스트코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롯데마트는 빅마켓이라는 이름으로 창고형 할인점을 시작할 당시 유료회원제를 운영했으나, 고객 호응이 저조해 이후 회원제를 폐지했습니다. 변경된 롯데마트 맥스도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구조입니다.

트레이더스가 내놓은 유료 멤버십인 트레이더스 클럽은 크게 스탠다드와 프리미엄 등급으로 나뉘며, 사업자 고객을 대상으로 스탠다드 비즈(BIZ)와 프리미엄 비즈(BIZ) 등급도 각각 운영합니다.

스탠다드 회원은 연회비 3만 원 (비즈 2만5000 원), 프리미엄 회원은 연회비 7만 원에 가입할 수 있으며, 구매금액 별로 현금처럼 사용이 가능한 ‘TR 캐시’를 스탠다드 회원 1%, 프리미엄 회원 2% 적립(적립한도 각 50만/100만 원) 해줍니다. 회원 혜택에 만족하지 못했을 경우 연회비를 100% 돌려주는 ‘회원 보증제’도 운영한다고 합니다.

트레이더스는 멤버십 고객에게 인기 상품을 특별 회원가에 판매하고, 향후 신세계그룹의 오프라인 핵심 채널들과 연계한 혜택도 추가로 선보일 계획입니다. 유료 멤버십의 성패는 결국 차별화된 상품과 가격 경쟁력에 달려있는 듯 합니다.

무엇보다 코스트코에서만 살 수 있는 쇼핑 품목 리스트가 있는 것처럼 멤버십을 꼭 이용해야 하는 이유가 있어야 고객들이 몰립니다. 가격 경쟁은 온라인에서도 이미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고, 다른 곳에서도 살 수 있는 상품이라면 굳이 몇 만원 되는 회원 가입비를 부담하고, 복잡한 매장에 가서 구매할 이유가 없겠지요.

미래 성장동력 된 창고형 할인점
[이마트 제공]

유통가에서는 이커머스업계도 유료 멤버십 경쟁이 치열한데, 대개 이용 빈도가 높은 고객일수록 이득을 보는 구조로 설계되어 있어 충성 고객 락인(lock in)에 필수적입니다. 특히 쇼핑 유료 멤버십이 다양하게 늘어나고 있지만 유료 멤버십은 여러 개를 유지하는 것보다, 자주 이용하는 곳만 가입해 집중적으로 쇼핑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창고형 할인점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최소한 내가 지불한 연 3만 원 보다는 더 큰 혜택을 볼 것이라고 판단이 될 때 유료 멤버십에 가입을 할 텐데, 사실상 코스트코, 트레이더스 모두에서 유료 멤버십을 가입하는 고객은 많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런 우려를 불식시키고 우리만의 고객을 늘리려면 결국 회원 혜택을 늘리고, 차별화된 상품으로 승부를 보는 방법밖에는 없습니다.

트레이더스는 일단 일반 고객도 지금처럼 이용 가능한 열린 매장 정책을 유지하면서, 유료 멤버십을 병행해서 운영합니다. 아울러 차별화 상품인 ‘빅 웨이브 아이템 (BIG WAVE ITEM)’을 카테고리 별로 지속 출시한다는 계획입니다. 상품 경쟁력 강화로 멤버십 가입 고객을 늘리고, 여기서 마련된 재원은 다시 상품에 재투자되어 최종적으로는 모든 것이 고객 혜택으로 돌아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올해 유통업계는 하이퍼로 불리는 일반 대형마트 대신 창고형 할인점 출점에 집중하면서, 업계 경쟁은 더욱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코스트코는 올해 8월 오픈한 김해점도 흥행에 성공했고, 이달 서울 고척점 오픈도 앞두고 있습니다. 트레이더스는 현재 21개 점포를 운영하고 있으며, 향후 30개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입니다. 롯데마트 맥스도 현재 4개점에 이어 추가 출점에 속도를 내 기존의 창고형 할인매장인 빅마켓 2개점(금천점, 영등포점)을 포함 올해 10여개의 점포를 리뉴얼한다는 방침입니다.

대형마트의 성장세가 주춤한 가운데 유통가는 너도나도 창고형 할인점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는 분위기입니다. 이런 가운데 나온 트레이더스 유료 멤버십이 얼마나 성공을 거두느냐는 향후 시장 흐름에 중요한 전환점이 될 듯 합니다.

o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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