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영상] 키이우 폭격? 핵무기 사용?…‘크름대교 파괴’ 한방 먹은 러 대응 카드는? [나우,어스]
뉴스종합| 2022-10-09 00:11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모습. [EPA]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지난 2014년 러시아가 강제 병합한 크름(러시아명 크림)반도와 러시아 본토를 잇는 크름대교(케르치해협 대교)가 차량 폭탄 폭발에 의해 일부 붕괴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장기화 추세에 접어든 우크라이나 전쟁 판세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우크라이나 측은 사건 직후 자신들과 이번 사건은 연관성이 없다고 강조하면서도, “이번 사건이 시작”이라며 러시아에 대한 대대적인 공세를 암시하는 발언을 연이어 쏟아내고 있다.

이에 러시아 측도 즉각 이번 사건의 배후에 우크라이나가 있다고 몰면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정권의 행동이 ‘테러리스트’의 모습을 띠고 있다며 강도 높게 비난하고 나섰다. 이를 두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향한 핵무기 사용 등의 극단적 공격을 가하기 위한 명분 쌓기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러, 우크라가 공격 배후라 보고 있어

8일(현지시간) 러시아 국영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국가 반(反)테러위원회는 크름대교 폭파 사건으로 인해 차량편으로 다리를 건너던 남성과 여성 등 2명이 사망, 시신을 수습했다고 설명했고, 나머지 사망자 1명의 신원에 대해선 자세히 밝히지 않았다.

러시아에서 이번 사건에 대해 반테러위원회가 나선 것은 크름대교 폭파 사건을 전쟁과 무관한 민간 시설에 대한 공격으로 규정, 공격 주체를 ‘테러리스트’로 규정하겠다는 의도가 깔려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도 이날 소셜미디어(SNS) 텔레그램에서 “민간시설 파괴에 대한 우크라이나 정권의 반응은 테러주의자로서 그들의 속성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8일(현지시간) 지난 2014년 러시아가 강제 병합한 우크라이나 크름(러시아명 크림)반도와 러시아 본토를 연결하는 크름대교에서 트럭폭탄 폭발이 발생하고 있는 모습. [유튜브 'The Sun' 채널 캡처]

앞서 올렉시 다닐로프 우크라이나 국가안보보좌관과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보좌관 등은 SNS 트위터에 크름대교 폭파 모습을 올리며 70번째 생일을 맞이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축하한다며 조롱하는 글을 올리는 한편, “이번 사건이 시작”이라며 우크라이나 측의 공격임을 시사한 발언을 내놓기도 했다.

우크라이나는 올해 2월 러시아의 전면 침공이 개시된 이후 지속해서 크름대교를 파괴하겠다는 뜻을 수차례 시사해 왔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 측이 크름대교 폭발 사건과 자신들의 연관성을 부인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러시아 측은 우크라이나가 이번 사건의 배후라는 점을 들어 ‘테러리스트’에 대한 응징으로 자신들의 공격을 정당화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보고 있다.

크름반도는 ‘푸틴의 성지’

벌써부터 러시아 측의 대응 수위가 어느 정도일 것인지에 대한 예상이 나오고 있다.

앞서 지난 6월 러시아는 크름대교가 공격을 받으면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폭격하겠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러시아가 그동안 중단했던 키이우에 대한 직접 공격에 다시 돌입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더 나아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국가와 국경선을 맞대고 있는 우크라이나 서부 지역에 대한 공격도 다시 시작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최근 푸틴 대통령을 비롯해 푸틴 대통령의 ‘심복’으로 불리는 사람들이 잇따라 시사한 핵무기 사용 가능성도 좀 더 높아졌다는 평가도 있다.

지난 2014년 강제 병합한 크름반도를 두고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의 성지(聖地)’라고 부르며 중추적 군사 기지 그 의상의 의미를 지닌다고 평가한 바 있다. 그만큼 러시아로서는 크름반도를 겨냥한 이번 크름대교 폭발 사건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8일(현지시간) 지난 2014년 러시아가 강제 병합한 우크라이나 크름(러시아명 크림)반도와 러시아 본토를 연결하는 크름대교에서 발생한 트럭폭탄 폭발로 다리가 끊어진 모습. [유튜브 'The Sun' 채널 캡처]

이 때문에 영국 등 서방 군사 전문가들은 크름반도에 대한 우크라이나의 탈환 작전 개시가 ‘레드라인’일 수 있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푸틴 대통령의 오른팔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지난 6월 “우리에게 크름반도는 영원히 러시아의 일부”라면서 “크림 반도를 침범하려는 모든 시도는 우리 나라에 대한 선전포고며, 제3차 세계대전을 의미한다. 완전한 재앙이 될 것”이라 말했다.

이런 분위기를 비춰 볼 때 최근 우크라이나 내 러시아군 점령지 4곳에 대한 병합 공식화 후 러시아 영토에 대한 공격에 대해선 핵무기 공격 등 모든 수단을 사용하겠다는 푸틴의 경고가 현실이 될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는 것이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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