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증시 폭락에... 세계 최대 하버드대 기부금 기금 투자 6년 만에 손실
뉴스종합| 2022-10-14 09:24
미국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에 있는 하버드대학교 건물 외벽에 하버드대 로고가 조각돼 있다. 기관투자계의 ‘큰 손’ 하버드대 기금도 인플레이션과 금리인상 행진,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증시 하락기에서 쓴 맛을 봤다. 13일(현지시간) 데이터분석업체 윌셔트러스트유니버스비교 서비스에 따르면 미 주요 대학들이 2008년 이래 최악의 운용 성적을 냈다. [로이터]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세계 최대 기부금 기금을 운용하는 기관투자계의 ‘큰 손’ 미국 하버드 대학교도 증시 하락기를 피하지 못했다.

1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하버드대 기금을 운용하는 하버드매니지먼트컴퍼니(HMC)는 이날 지난 6월30일 마감한 2022년 회계연도 기준으로 1.8%의 손실을 봤다고 밝혔다. 전체 기금 운용 규모는 23억달러(3조 3000억원) 감소한 509억달러(72조 9000억원)다.

하버드대 기금 투자 수익률은 스탠더드앤푸어스(S&P) 500 등 지수 투자 수익률을 능가하는 것으로, 하버드대 측은 “매우 좋은 결과”라고 자평했다.

하지만 지난해 회계연도에 34%의 높은 수익률을 거둔 것에 비하면 초라한 성적이다.

하버드 교내 신문 하버드 크림슨에 따르면 하버드대 기금이 줄어든 건 2016년(-2%)에 이어 6년 만이다. 하버드대는 그동안 사모펀드와 벤처캐피털 투자로 짭짤한 성과를 거둬 지난해 기금 규모는 532억달러(76조 2000억원)로 사상 최대로 늘었다. 이는 금융위기 때인 2009년(260억달러)와 비교하면 두 배다.

하버드대는 이 기금 수익을 기반으로 학교 운영 예산을 충당한다.

N.P. 나베이커 HMC 최고경영자(CEO)는 공개 서한에서 “지난 1년간 글로벌 주식 시장의 부진한 실적이 가장 심대한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하버드대 뿐 아니라 미 저명한 대학들이 인플레이션과 금리인상 행진,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휘청인 증시의 영향으로 고전했다.

콜롬비아대는 기금이 7.6% 손실을 봐 133억달러(19조원)로 줄었다고 밝혔다. 이 대학은 불과 1년 전에는 32%의 고수익률을 발표했다.

브라운대는 4.6% 줄어든 65억달러(9조 3000억원)다.

예일대는 0.8%의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했지만 금융위기 이래 가장 저조한 성적이라고 대학 측은 밝혔다.

데이터분석업체 윌셔트러스트유니버스비교 서비스에 따르면 미국의 많은 대학들이 최신 결산보고서에서 10% 이상의 투자 손실을 본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2008년 금융위기 이래 최악이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하버드대는 학생, 교수진, 동문 들과 수년간 논의한 끝에 지난해 화석연료 투자에서 손을 떼기로 결정했다. 최근 에너지 가격 급등세 혜택을 본 에너지 관련 주식에는 투자하지 못한 것이다.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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