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나토 전폭기 띄우고 러시아 ICBM 훈련…맞불 무력시위 재점화
뉴스종합| 2022-10-15 11:50

13일(현지시간) 러시아의 미사일 폭격으로 파괴된 우크라이나 남부 도시 미콜라이우의 한 아파트에서 구조대원들이 작업하고 있다. 미콜라이우를 비롯한 주요 도시에서는 나흘째 미사일·드론 공격이 계속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내주 대대적인 핵억지연습을 예고한 가운데 러시아는 핵탄두 장착이 가능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훈련을 하면서 맞대응에 나섰다.

나토는 14일(현지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연례 핵억지연습 '스테드패스트 눈'(Steadfast Noon)이 오는 17일부터 30일까지 진행된다고 밝혔다.

스테드패스트 눈은 핵전쟁 시나리오 등을 가정해 진행하는 나토 회원국 간 연례 연합훈련으로, 올해는 벨기에 주관으로 14개국, 총 60대에 이르는 다양한 종류의 항공기가 참가한다.

훈련 장소는 러시아 국경을 기준으로 약 1000㎞ 이상 떨어진 지점으로, 벨기에·북해·영국 상공 일대다. 실탄 등 실무기는 훈련에 사용되지 않는다고 나토는 전했다.

다만, '하늘을 나는 요새'로 불리는 미국의 장거리 전략폭격기 B-52가 참여할 예정이어서 관심이 집중된다.

나토는 "예년과 마찬가지로 복수의 B-52가 참여한다"며 "올해는 미 노스다코타주 마이놋 공군기지에서 날아올 예정"이라고 밝혔다.

B-52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전략 핵잠수함(SSBN)과 함께 미국의 '3대 핵전력'으로 꼽히는 대표적인 전략자산이다.

최대 31t의 폭탄을 싣고 6400㎞ 이상의 거리를 비행하며 단독 임무 수행이 가능하다. 최대 항속거리는 1만6000㎞에 달한다.

4·5세대 최신예 전투기를 포함해 정찰기와 급유기 등도 참가 전력에 포함됐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핵무기 사용 가능성까지 거론되며 긴장이 고조된 상황이지만 예년과 크게 다르지 않은 '정상' 규모로 훈련을 예정대로 진행함으로써 우회적 경고 메시지를 발신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도 앞서 기자회견에서 "강력한 군사력이 러시아와 모든 종류의 긴장 고조를 예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러시아를 지나치게 자극하지 않으려는 노력도 보였다. 오아나 룬제스쿠 나토 대변인은 "이번 훈련은 정례적이고 반복되는 훈련 활동이며, 현재의 국제 현안과는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러시아가 나토의 훈련에 반발해 '맞불 훈련'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러시아 국방부는 지난 13일 '야르스'(Yars) ICBM을 포함, 병력 3000여명과 차량 300여대를 투입해 훈련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최대 사거리가 1만2000㎞에 이르는 야르스 미사일은 미국의 미사일 방어망(MD)마저 뚫을 수 있으며, 최소 4개의 분리형 독립 목표 재돌입탄두(MIRV)를 탑재할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 탄두의 위력은 150∼250㏏(TNT 화약 폭발력 기준 15만∼25만t) 규모다. 태평양전쟁 당시 일본 히로시마에 떨어진 원폭(12kt)의 12~20배에 달한다.

여기에 러시아가 매년 10월 말께 전략자산을 다수 동원한 대규모 핵전쟁 훈련인 '그롬'(Grom·우뢰)을 시행 시기도 다가오고 있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 팬데믹 가운데 훈련이 취소됐으나, 올해는 우크라이나 침공 직전인 올해 2월에 이례적으로 해당 훈련이 진행된 바 있다. 이달 말 다시 한번 훈련을 할 지 여부는 아직 발표하지 않았다.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의 존 커비 전략소통조정관은 최근 브리핑에서 "그롬 훈련은 정례적"이라고 언급, 이번에도 시행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며 예의주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heral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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