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영국서 習 반대 시위한 남성, 中 영사관 끌려가 구타
뉴스종합| 2022-10-18 09:43
16일 시위대가 영국 맨체스터 주재 중국 영사관 앞에서 왕관을 쓰고 있는 시진핑 중국 주석의 풍자화를 내걸고 홍콩의 민주화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자, 중국 영사관 직원들이 나와 그림 등을 철거하고 있다. [BBC 영상 캡처]

[헤럴드경제=한희라 기자]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3연임을 확정하는 중국 공산당전국대표대회(당대회)가 열리는 가운데 영국의 중국 영사관 앞에서 시 주석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던 남성이 영사관 직원들에게 집단 폭행을 당했다. 영국 정부는 평화 시위에 폭력을 행사한 중국 정부에 강력 항의해야 한다는 영국 내 요구에 직면하게 됐다.

17일(현지시간) BBC에 따르면 밥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홍콩 출신 남성은 전날 영국 소재 중국 영사관 앞에서 시위를 벌이다 영사관에 끌려 들어가 구타 당했다. 이 남성은 영국 경찰이 개입한 뒤에야 탈출할 수 있었다.

시위대는 영국 맨체스터 주재 중국 영사관 앞에 왕관을 쓰고 있는 시진핑 중국 주석의 풍자화와 함께 '하늘이 중국 공산당을 멸할 것'이라는 피켓을 내걸었다. 시 주석의 3연임을 반대하고 홍콩 민주화를 촉구하는 시위였다.

영사관 측은 반대편으로 이동해 시위할 것을 요구했지만 시위대는 거부했다. 영국 경찰 2명이 있었고 소란이 벌어지자 몇 명 더 나타났다. 영국 경찰은 시위대를 철수시키기 위해 영사관 앞에 모였다.

이런 가운데 몇 명의 남성들이 영사관에서 나와 밥을 끌고 들어간 뒤 구타했다. 이에 경찰 1명이 영사관 안으로 들어가 이 남성을 다시 끌어냈다.

영사관은 영국 영토에 있지만 동의 없이 들어갈 수 없다. 영사관 안에서 발생한 범죄는 영국법이 적용되기는 하지만, 영사관 직원들은 외교관 면책특권을 보유한 경우가 많다.

중국 영사관은 성명을 내고 중국 국가 주석을 모욕하는 초상화가 내걸린 것은 용납할 수 없는 행위라고 강조했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중국 주재 대사관과 영사관은 항상 주재국의 법률을 준수한다. 우리는 영국이 외교 관계에 관한 비엔나 협약과 영사 관계에 관한 비엔나 협약에 따라 중국 대사관과 영사관이 정상적인 직무를 수행하는데 도움을 주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사태에 대해 영국 정치권에서 유감 표명이 잇따르고 있다. 중국 대사를 초치하고 심지어 추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언 덩컨스미스 전 보수당 대표는 “영국 정부는 중국 대사에게 완전한 사과를 요구해야 한다”며 관련자들을 중국으로 돌려보내야 한다고 요구했다. 데이비드 래미 노동당 의원도 “영국 거리에서 평화적인 시위를 진압하는 것은 결코 용납되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다우닝 스트리트는 보고서가 "매우 우려스럽다"고 말했고, 앤디 번햄 그레이터 맨체스터 시장은 시위자가 폭행을 당하는 것은 "절대 용납될 수 없다"고 말했다.

영국 총리실 대변인은 "매우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다만 "경찰이 이번 사건에 즉각 대응한 것으로 알고 있고 조사가 진행 중인 만큼 더 이상의 언급은 부적절하다"고 덧붙였다.

hanira@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