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수상소감 중 바리깡 들고 삭발한 ‘이 남자’ 알고보니
뉴스종합| 2022-10-19 16:11
시상식대서 '이란 시위'에 대한 연대의 의미로 삭발을 하는 작가 킴 드 로리즌(Kim de l'Horizon). [독일도서상(Deutscher Buchpreis) 유튜브]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국제도서전에서 수상한 한 스위스 작가가 무대에 올라 수상소감을 하던 중 삭발을 감행했다. 최근 이란에서 불거진 ‘히잡 반대 시위’에 연대하기 위한 퍼포먼스로 알려졌다.

17일(현지시간) 2022 프랑크푸르트 국제 도서전에서 데뷔작 ‘블러드북’으로 ‘독일 도서상’을 수상한 스위스 작가 킴 드 로리즌(30)이 삭발에 나섰다. 이날 무대에 오른 로리즌은 수상 소감을 하다 노래를 부르며 심사위원과 독자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그러다 이내 가져온 가방에서 전동 바리캉을 꺼내 자신의 머리를 거침없이 밀기 시작했다. 객석에서 환호가 터져 나오는 사이 순식간에 로리즌은 순식간에 삭발을 끝냈다.

민머리가 된 로리즌은 “이 상은 나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며 “심사위원단이 증오에 반대하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이 책을 선택했다고 생각한다. 몸으로 인해 고통받는 모든 사람의 사랑과 투쟁에 대한 신호를 보낸 것 같다”고 발언했다.

킴 드 로리즌(Kim de l'Horizon)이 집필한 'BLUTBUCH'. 2022 국제도서전 '독일도서상'을 수상작이다. [DuMont Buchverlag 웹사이트]

이날 심사위원단은 수상 이유로 “로리즌의 소설 속 논 바이너리(non-binary) 서술자는 창의적 에너지로 새로운 언어를 만들었다”며 “자극과 영감을 주는 혁신적인 도전이었다”고 평했다. 논 바이너리는 여성과 남성으로 구별되는 이분법적 성별에서 벗어난 성 정체성을 가진 이를 말한다. 로리즌 역시 자신이 논 바이너리라고 밝힌 바 있다.

로리즌이 수상한 독일 도서상은 독일어로 된 올해 최고의 소설에 주어지며 상금은 2500유로(약 350만원)이다.

한편 이란에서는 지난달 16일 테헤란에서 히잡을 착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찰에 체포된 마흐사 아미니(22)가 의문사 하는 사건이 시위를 촉발했다. 이란 율법에 따라 공공장소를 방문할 때 온몸을 가려야 했던 여성들은 자유를 외치며 히잡을 벗어 불태웠다. 해당 시위는 전국 단위로 확산됐다.

kace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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