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美 식품기업들, 수요 믿고 너도나도 가격 인상
뉴스종합| 2022-11-02 11:08

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거듭된 금리 인상 움직임에도 미국 식품 기업들이 소비자 가격 인상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한 수요를 바탕으로 최근 인플레이션 시국을 오히려 자사의 이윤 극대화에 이용하겠다는 것이 이들의 계산이다.

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물가 상승에도 식품 및 외식 분야를 중심으로 소비자 수요가 강하게 나타나고 있으며, 기업들도 가격 인상으로 인한 고객 이탈을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제인 프레이저 시티그룹 최고경영자(CEO)는 “경기 둔화 징후에도 소비자와 기업은 여전히 건재하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대표적 패스트푸드 브랜드인 맥도날드는 자국 내 소비자 가격을 연내 10% 가량 인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맥도날드는 앞서 지난 3월에도 비용 상승을 이유로 가격을 올렸다. 시장은 가격 인상으로 인한 수익 악화를 예상했지만 맥도날드는 지난 3분기에 시장의 기대를 웃도는 실적을 내놨다. 크리스 켐친스키 맥도날드 CEO는 “우리 브랜드의 강점을 이해하는 소비자들이 그것(가격 인상)을 기꺼이 용인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마찬가지로 미 멕시칸 레스토랑 체인인 치폴레는 3분기 13% 가격 인상을 단행한 데 이어 4분기에도 가격을 전년대비 15% 가량 올리겠다고 예고했다. 브라이언 니콜 CEO는 “가격 인상에 대한 소비자 저항이 적었다”고 말했다.

업계의 잇따른 가격 인상은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한 미 금융당국의 노력마저도 무색하게 만들고 있다. 외신 등에 따르면 연준은 이날부터 이틀간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통해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 포인트 인상)을 단행할 전망이다.

일각서는 기업들이 인플레이션을 핑계로 과도하게 가격을 올리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NYT는 미국의 주요 식품 관련 기업의 이익 증가폭이 제품 가격 인상폭보다 크다는 저점을 지적하면서 일부 기업들이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비용을 이미 상쇄했지만 계속해서 가격을 올리고 있다고 꼬집었다. 실제 펩시코의 경우 지난 3분기 음료와 과자 제품 가격을 전년 동기보다 17% 올렸으나, 같은 분기 순이익은 20% 이상 증가했다. 코카콜라도 가격 인상 덕분에 전년 동기보다 14% 많은 이익을 거뒀다.

휴 존스턴 펩시코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달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비용이 오르면 가격을 더 올릴 준비가 돼 있다”고 예고하면서 “점유율과 이익률을 늘리는 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 밝혔다. 손미정 기자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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