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식품 유통왕’ 꿈...롯데, 英오카도와 맞손
뉴스종합| 2022-11-02 11:30
롯데쇼핑은 1일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영국 리테일테크 기업 오카도(Ocado)와 온라인 그로서리 경쟁력 강화를 위한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했다. 왼쪽부터 김상현 롯데쇼핑 대표이사 겸 롯데 유통군 총괄대표 부회장, 팀 스타이너 오카도 그룹 대표이사. [롯데쇼핑 제공]

롯데쇼핑이 영국 기반의 글로벌 리테일테크 기업 오카도(Ocado)와 손잡고 국내 온라인 그로서리(식료품) 시장의 ‘게임체인저’를 선언했다. 롯데쇼핑은 2030년까지 1조원을 투자해 온라인 그로서리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 ‘그로서리 1번지’가 되겠다는 각오다.

▶오카도 솔루션 도입, 1조원 투자=2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전날 오카도와 국내 온라인 그로서리 비즈니스 협력을 위한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하고 주문 및 배송 전 과정을 다루는 통합 솔루션 ‘오카도 스마트 플랫폼(OSP)’을 도입하기로 했다.

2000년 골드만삭스 출신 3인이 영국 온라인 슈퍼마켓 업체로 설립한 오카도는 자동화 물류센터(CFC)와 로봇, AI(인공지능)와 빅데이터 등 최첨단 기술을 활용한 온라인 배송 자동화 시스템으로 ‘아마존 대항마’로 불리는 기업이다. 이미 미국의 크로거, 캐나다의 소베이, 호주의 콜스 등 대형 글로벌 유통업체들이 OSP를 도입했다.

롯데쇼핑은 OSP 도입을 통해 빅데이터에 기반한 고객 맞춤형 온라인 쇼핑 환경을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우선 CFC를 통해 적재 가능한 상품 종류가 기존 대비 2배 이상으로 증가하고,매일 1시간 간격으로 33번의 배차가 이뤄질 예정이다. 오카도의 영국 온라인 슈퍼마켓은 정시 배송 및 장바구니 정확도가 97% 이상이며, 데이터 및 AI에 기반한 철저한 수요 예측 및 재고 관리로 식품 폐기율이 0.4% 수준으로 국내 대형마트(3%)에 비해 현저히 낮다.

롯데쇼핑은 향후 오카도의 OSP 도입 및 운영을 위해 오는 2030년까지 약 1조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2025년 첫번째 CFC를 시작으로 2030년까지 6개의 CFC를 오픈할 방침이다. 2032년에는 국내 온라인 그로서리 시장에서 5조원의 매출을 달성하는 것이 목표다. 개인의 구매 이력 및 성향에 기반한 개인화 마케팅이 가능한 별도의 플랫폼도 론칭할 예정이다.

▶ ‘그로서리 1번지’ 목표...향후 성장성 ↑= 롯데쇼핑이 그로서리 경쟁력 강화를 선언한 것은 무엇보다 성장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지난해 국내 그로서리 시장 규모는 약 135조원 규모로, 온라인 침투율은 약 25%이다. 40%가 넘는 일반 공산품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그러나 코로나 팬데믹과 유통업체들의 공급망 강화 등으로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특히 국내 시장은 신세계그룹의 SSG닷컴, 쿠팡 로켓프레시, 마켓컬리 등이 온라인 그로서리에서 앞서고 있지만 아직 절대강자가 없다. 이에 신세계가 식품 비중이 높은 SSG닷컴에 이어, 지난해 새 식구가 된 G마켓의 신선식품 경쟁력도 끌어올리고 있다. 롯데쇼핑 역시 이같은 흐름에 발맞춰 온라인 그로서리 사업에 투자, 온·오프라인 유통시장 전체에서 영향력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롯데 유통군은 이번 롯데쇼핑과 오카도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국내 온라인 그로서리 시장을 공략함과 동시에, 통합 소싱에 기반한 신선식품 경쟁력 강화에 나설 계획이다. 특히 그로서리는 개인의 라이프스타일을 가장 잘 드러내는 상품군인만큼, 해당 시장의 선점은 곧 온·오프라인 유통시장에서의 영향력 확보와도 연결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도 전날 서울 롯데월드타워에서 열린 체결식에 참석해 양사의 협력에 대한 기대감을 표현했다.

김상현 롯데 유통군 총괄대표(부회장)는 “이번 파트너십을 통해 롯데 유통군이 그로서리 경쟁력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고 대한민국 ‘그로서리 1번지’로 도약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오연주 기자

o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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