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BTS 공연 땐 1300명, 이태원 참사 땐 137명” 외신서 꼬집은 경찰 대응
뉴스종합| 2022-11-02 22:59
2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1번 출구 앞 핼러윈데이 사고 희생자 추모공간에서 희생자들을 기리기 위한 국화꽃 등이 놓여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많은 사람들은 역사상 최악의 재난 중 하나의 원인으로 군중을 감시하지 않은 당국의 책임을 거론하고 있다”.

‘이태원 참사’ 당시 경찰의 군중 통제를 지적하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과거 그룹 방탄소년단(BTS) 공연에 동원된 경찰 1300명과 비교해 이번 참사 때 투입한 인력이 현저히 부족했다는 지적이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1일(현지시간) “전문가들은 서울에서 발생한 군중 충돌을 분명히 피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이같이 보도했다.

NYT는 이 기사에서 “K팝 그룹 BTS가 5만5000명의 관중을 모아놓고 콘서트를 열었을 때 1300명의 경찰이 배치됐다”며 “이번 핼러윈 행사에서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현장에 배치된 경찰은 137명 뿐이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배치된 경찰 중 대부분은 성희롱과 절도, 마약복용 등에 대한 범죄 예방 등 명령을 받았다”며 “이런 결정으로 인한 인적 피해는 분명했다. 서울 중심부에 사람이 몰리는 이태원의 좁은 길에서 150명 넘는 사람들이 숨지게 됐다”고 전했다.

윤희근 경찰청장이 이태원 압사 참사와 관련해 경찰의 미흡한 대응을 인정하고 대국민 사과를 한 가운데 2일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에 적막감이 흐르고 있다. 임세준 기자

또 “한국은 정치 집회가 열릴 때 아무리 작은 규모라도 군중이 통제를 벗어나지 않도록 세심한 계획을 세우는 것으로 유명하다”면서 참사 당일에는 이같은 불문율이 적용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태원의 핼러윈 파티가 콘서트나 집회와는 다르고, 한국에는 주최자가 없는 행사에 대한 안전 규정이 없지만 경찰은 사고 당일 이태원에 인파가 몰린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며 “그럼에도 근본적인 대책을 세우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꼬집었다.

한 재난 전문가는 NYT에 “이태원의 지형이 이 동네 군중 문제를 취약하게 만든다”며 “참사가 발생한 이태원 지역은 도시계획이 없던 시절 조성된 곳으로, 술집과 식당이 즐비하게 늘어선 좁은 골목길이 교차한다”고 참사 원인에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고 덧붙였다.

kace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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