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美연준, ‘4연속 자이언트 스텝’…韓과 1.0%포인트 벌어져
뉴스종합| 2022-11-03 05:36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2일(현지시간)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FP]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고물가를 잡기 위해 사상 초유의 4연속 자이언트 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밟았다.

한국과의 금리 차이는 1%포인트 차까지 벌어져 자본 유출 가능성 등 경제 영향이 우려된다.

연준은 2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직후 성명을 내고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올린다고 밝혔다.

이에 현재 3.00∼3.25%인 미국 기준금리는 3.75∼4.00%로 상승했다. 이는 최근 15년간 최고 수준이다.

앞서 연준은 지난 3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면서 2020년 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유지한 제로 금리 시대를 마감했다.

이어 5월 0.5%포인트 올린 데 이어 6월과 7월, 9월에 각각 0.75%포인트씩 기준 금리를 올리면서 인플레이션 잡기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이날 단행된 0.75%포인트 인상은 시장에서 예상한 결과다.

지난달 발표된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보다 8.2%, 전월보다 0.4% 각각 올라 물가 안정이 여전히 시급하다는 공감대가 강했기 때문이다.

특히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을 뺀 9월 근원 CPI는 전년 동월보다 6.6%, 전월보다 0.6% 각각 올라 40년 만의 최대폭 상승을 기록했다.

2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걸린 모니터에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기자회견이 실시간 뉴스로 나오고 있다 . [AP]

여기에 연준이 가장 정확한 물가 지표로 여기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도 5.1% 오르고, 노동 시장도 강세를 지속하면서 긴축 필요성을 더했다.

연준은 성명에서 “인플레이션은 대유행, 더 높은 식품·에너지 가격, 광범위한 가격 압박과 관련한 수급 불균형을 반영해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금리 인상 배경을 설명했다.

또 “우크라이나 전쟁은 엄청난 인명 및 경제적 어려움을 야기하고 있다. 전쟁 및 관련 사건들은 인플레이션에 추가 상승 압박을 가하고 있고, 글로벌 경제 활동에 부담을 준다”며 “인플레이션 위험에 매우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연준은 “향후 금리 인상 속도를 결정할 때 그간의 긴축 통화정책의 누적된 효과와 통화 정책이 경제와 물가 등에 미치는 시간적 격차, 경제 및 금융 상황 진전을 고려할 것”이라고 언급해 금리인상 속도조절 가능성을 시사했다.

올해 남은 FOMC 회의인 12월에 0.5%포인트로 금리인상 폭을 줄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백악관은 “연준 조치가 인플레이션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됐다”는 반응을 내놨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금리인상과 관련해 “안정적이고 꾸준한 성장과 낮은 인플레이션은 노동자 가정에 도움이 되는 경제”라며 “이는 바이든 대통령이 말해온 더 안정적이며 꾸준한 성장으로 전환하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연준의 이번 조치로 미국과 한국(3.00%)의 기준금리 격차는 0.75∼1.00%포인트로 더 벌어졌다.

양국 기준금리 차이는 지난 9월 연준의 3번째 자이언트 스텝으로 최대 0.75%포인트로 커졌다가 지난달 12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빅 스텝(기준금리 0.50%포인트 인상)과 함께 0.25%포인트까지 좁혀졌지만, 다시 1.00%포인트로 확대됐다.

1%포인트는 가장 가까운 한미 금리 역전기(2018년 3월∼2020년 2월) 당시 최대 격차와 같은 수준이다.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가고 원화 가치가 떨어질(원·달러 환율 상승) 가능성이 커졌다.

이에 따라 한은도 오는 24일 6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 확실시된다.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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