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美 중간선거] 트위터 소유주 머스크, 선거 전날 “공화당 찍어라” 트윗
뉴스종합| 2022-11-08 09:52
최근 소셜미디어(SNS) 트위터를 인수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모습. [로이터]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최근 소셜미디어(SNS) 트위터를 인수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미국 중간선거를 하루 앞둔 7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무소속 유권자들을 향해 공화당에 투표하라고 촉구하고 나섰다.

그동안 전기차 세금 정책과 억만장자세 등을 놓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워왔던 머스크가 선거 막판 고전하며 패배의 그림자가 드리운 바이든 대통령에게 비수를 날린 것이다.

다만, 글로벌 대표 SNS 소유주가 자신의 플랫폼을 이용해 직접적으로 현실 정치에 개입하는 발언을 한 것인 만큼 논란이 예상된다.

▶머스크 “대통령이 민주당이니 의회는 공화당에”=머스크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민주·공화) 양당 간 공유된 권력은 최악의 (권력) 과잉을 억제한다”며 “대통령이 민주당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의회는 공화당에 투표할 것을 무소속 성향 유권자들에게 추천한다”고 썼다. 그는 “민주당과 공화당의 강경파 지지자들은 절대 반대편에 투표하지 않기 때문에 무소속 유권자들이 실제로 누가 (의회를) 책임질지 결정하는 사람들”이라며 무소속 유권자들의 투표 참여를 강조했다.

최근 소셜미디어(SNS) 트위터를 인수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7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민주·공화) 양당 간 공유된 권력은 최악의 (권력) 과잉을 억제한다”며 “대통령이 민주당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의회는 공화당에 투표할 것을 무소속 성향 유권자들에게 추천한다”고 쓴 글을 게시한 모습. [일론 머스크 트위터 캡처]

선거를 코앞에 두고 남긴 ‘파워 트위터리안’ 머스크의 정치적 발언은 곧장 큰 논란을 불렀다. 앞서 머스크는 공화당을 지지한다는 뜻을 수차례 말해왔지만, 그때는 트위터를 인수하기 전이었던 만큼 이번과는 무게감이 다르다는 것이 미 언론 대다수의 평가다. 머스크는 트위터에서 1억1000만명이 넘는 팔로워를 거느리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머스크의 이번 트윗은 주요 SNS 플랫폼 수장이 미국의 한 정당을 노골적으로 지지한 첫 번째 사례”라며 “머스크가 트위터를 장악한 뒤 불과 며칠 만에 바이든 대통령에 반대하는 사람들에게 힘을 실어줬다”고 평가했다.

온라인상에서 민주당 지지자들은 머스크의 과거 발언을 소환하며 그에 대한 비판의 날을 세웠다. 이들은 머스크가 과거 자신의 정치 성향을 온건파로 규정하면서 “트위터가 대중의 신뢰를 얻으려면 정치적으로 중립적이어야 한다”고 했던 말을 리트윗했다.

▶바이든 한방 먹인 머스크=머스크의 이날 발언의 배경엔 ‘앙숙’ 관계인 바이든 대통령에게 일격을 가하기 위한 의도가 깔린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6·2020년 대선에서 민주당을 지지했던 머스크는 전기차 세금 정책, 억만장자세 등을 놓고 바이든 행정부는 물론,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 등 민주당 진보 성향 의원들과 계속 충돌하자 공화당 지지로 돌아섰다.

올해 초 텍사스주(州) 하원의원 보궐선거에선 공화당 후보를 찍었다고 공개했고, 5월에는 “민주당이 현재 분열과 증오의 정당이 됐다. 더는 민주당을 지지할 수 없고 공화당에 투표할 것”이라고 선언하기도 했다.

트위터 인수 작업에 이어 이날 발언을 계기로 머스크와 바이든 행정부의 관계는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넜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머스크는 트위터 인수 이후 ‘표현의 자유’를 강조하며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계정 복구 문제 등을 논의할 콘텐츠관리위원회를 구성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州)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트위터 본사의 모습. [AFP]

이에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4일 중간선거 지원 유세에서 “머스크가 세계 전체에 거짓말을 내보내고 뿜어내는 수단을 사들였다”고 강도 높게 비판하기도 했다. 시민단체와 민주당 지지자들을 중심으로는 트위터가 혐오 콘텐츠와 가짜 뉴스를 확산하는 장(場)이 될 것이란 우려도 커지고 있다.

▶빅테크 규제법 저지 목적…광고주들 엑소더스 가속화=머스크의 친(親) 공화당 행보의 배경엔 민주당이 주도하는 테크 분야 플랫폼 기업에 대한 통제 법안 처리를 막으려는 뜻도 담긴 것으로 보인다. 미 CNBC 방송은 “공화당이 의회를 지배할 경우 빅테크 규제법 통과 가능성은 극도로 작아진다”고 전망했다.

다만, 머스크의 정치 개입 정도가 강화될수록 트위터를 향한 광고주 등 재계의 의구심을 더 커지는 모양새다. 이날도 미국 제약사 길리어드와 자회사 카이트는 트위터에서 유료 광고를 일시 중지하기로 했고, 독일 보험사 알리안츠도 트위터 광고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앞서 글로벌 제약사 화이자, 글로벌 완성차 업체 폭스바겐그룹과 제너럴모터스(GM), 식품업체 제너럴밀스와 몬데레즈인터내셔널, 유나이티드 항공 등이 트위터 광고를 일시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미디어 관련 시민단체인 프리프레스의 제시카 곤잘레즈 대표는 머스크의 공화당 지지 촉구 트윗과 관련해 성명을 내고 “머스크는 광고주들이 신뢰할 수 있는 균형 잡힌 CEO라는 것을 스스로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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