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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반량 줄이세요” AI 잔소리에 환경·건강 다 지켰다 [언박싱]
뉴스종합| 2022-11-09 10:57
지난 2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푸드테크 박람회에서 누비랩 관계자가 AI스캐너 시연을 보이고 있다. [신주희 기자 / joohee@heraldcorp.com]

[헤럴드경제=신주희 기자] 단체급식업계에 인공지능(AI), 빅데이터 기술을 활용한 디지털 바람이 불고 있다. 대량으로 식자재를 구매하고 버려지는 음식이 많은 업종 특성상 디지털 기술로 운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푸드 스타트업 ‘누비랩’은 배식 전후로 잔반량을 비교하는 인공지능 스캐너를 개발했다. 배식 후 스캐너 앞에 서면 인공지능 카메라가 사람의 얼굴과 음식의 종류를 인식하고 음식의 부피를 측정한다. 식사 후에는 스캐너가 남긴 음식량을 측정해 어떤 메뉴를 얼만큼 남겼는지 알 수 있다. 잔반량이 많을 때에는 AI스캐너가 “잔반량을 줄여달라”며 ‘경고’를 하기도 한다.

AI 스캐너를 통해 이용자는 영양소별 섭취 현황, 식사 시간 등의 정보를 알 수 있다. 영양사는 어떤 메뉴가 잘 나가는지, 어떤 식재료가 잔반량이 많은지를 파악하고 주문할 수 있게된다. 또 대시보드에서는 매일 잔반량을 계산해 얼마나 탄소를 절감했는지 보여준다.

실제로 이 스캐너를 도입한 곳에서는 잔반량이 평균 30%까지 감소했다. ‘음식 남기지 말라’는 어머니의 잔소리에 버금가는 효과다. 현재 누비랩은 학교 40곳, 유치원 10곳 등 총 70개의 급식장에서 이용되고 있다.

CJ프레시웨이는 식자재 주문 시스템 ‘온리원푸드넷’에 빅데이터를 활용한 맞춤형 큐레이션 서비스를 선보인다. 지난해 12월부터 식자재 상품 추천에 특화된 AI가 적용됐다. 약 1만 4000여 고객사의 주문 패턴과 구매 이력을 중심으로 데이터를 축적해 이를 기반해 맞춤형 식자재를 추천하는 기술이다.

온리원푸드넷은 상품 추천 알고리즘을 통해 기존의 고객군을 재분류해 운영되고 있다. 기존에는 오피스, 병원, 식당 등 주로 사업장의 유형에 따라 고객군을 분류했던 반면, 최근에는 구매 이력을 기준으로 비슷한 발주 패턴을 도출하고 이를 그룹화하는 식이다.

예컨대 A병원의 구매 이력이 환자식용 식재료보다 병원 내 카페에서 판매하는 음료·베이커리의 구매량이 더 많을 경우, A병원은 ‘병원’이 아닌 ‘카페’로 묶여 추천 알고리즘을 통해 카페용 음료와 베이커리 상품이 추천된다.

CJ프레시웨이는 일부 고객사를 대상으로 시범 운영했다가 현재 전 급식직거래 경로 고객사를 대상으로 확대적용했다.

CJ프레시웨이 관계자는 “전 고객사 적용 시 연간 약 100억원의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

삼성웰스토리도 ‘AI 메뉴 추천 솔루션’을 통해 고객 맞춤형 AI 메뉴 추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개인의 식사 데이터를 분석해 ‘메뉴 선호도’를 파악한다. 아울러 이용자가 웰스토리 플러스 어플에 입력한 ‘건강목표’, 당일 제공되는 특식 메뉴 등을 메뉴 선호도와 종합적으로 고려해 사내식당에서 제공되는 메뉴 정보를 AI 추천순으로 제시하는 서비스다.

업계 관계자는 “단체급식업계가 영업이익률이 높지 않은 만큼 기술 도입으로 식자재 낭비 등 운영 효율을 꾀할 수 있다”며 “최근에는 개인 맞춤형 영양 케어 솔루션까지 사업 영역을 확대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joo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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