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용산소방서장 입건에…소방노조 "대원보다 먼저 뛰어가"
뉴스종합| 2022-11-09 10:59
최성범 서울용산소방서장이 지난달 30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핼러윈 인파 압사 사고 현장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민성기 기자] 이태원 참사를 수사 중인 경찰청 특별수사본부(특수본)이 최성범 용산소방서장을 업무상 과실치사 등 혐의로 입건한 데 대해 소방노조 관계자가 이를 강력하게 규탄했다.

김주형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소방본부장은 9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최 서장 입건 조치가 부당하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솔직히 제가 그 자리에 있어도 그분보다 더 잘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최 서장이) 근무가 아닌 날 현장에 와서 직원들을 격려했고, 사고가 발생한 그 시간도 초저녁부터 현장에 계셨다"면서 "(사건 발생 당시) 현장 대원들보다 먼저 뛰어가셨고 '이 사람 정말 대단한 사람이다' (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과연 내가 저 자리에서도 저렇게 했을까”라며 “그런데 이걸 입건을 했다. 그러면 도대체 어디까지 해야 하는 게 우리의 임무인지 정말 (모르겠다)”라고 덧붙였다.

관할소방서 모든 인력이 출동하는 1단계 발령 후 2단계 조치까지 ‘30분의 공백’을 부적절한 초동 대응으로 판단한 것에 대해선 “2단계 발령을 하는 건 서장이 꼭 해야 하는 게 아니고 상황실에 계신 분도 할 수 있고 서울소방재난본부에서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고 현장에 먼저 도착한 구급차가 용산소방서 소속이 아니라 종로소방서 소속이었다는 지적에 대해선 “정말 현장을 모르시는 분들”이라고 했다.

김 본부장은 “그날 이태원에 용산구급차가 현장에 대기하고 있었는데 이태원 인근에서 환자가 발생해서 출동을 했다. 이후 병원에 갔다가 이송을 하는 단계였다”며 “인력과 장비가 많아서 이태원에 대비해 계속 그 자리에 머물면 좋겠지만 저희는 출동도 해야 하는 부서지 않느냐. 출동했던 걸 가지고 뭐라고 할 수는 없다.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현장에 투입됐던 소방대원들에 대한 심리치료 등 후속 조치가 있었냐는 물음에 김 본부장은 “대원들에 대한 심리치료를 요구했고 기관에서도 이걸 받아들여서 문제가 있다고 하는 분들은 언제든지 상담을 할 수 있게 진행을 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권역별로 하면 좋겠지만, 저희는 아직 (치료센터 등이) 없다”며 “권역별로 트라우마 센터가 설립돼서 직원들이 언제든지 힘들다고 호소할 수 있는 장소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김 본부장은 "소방관들은 생명을 구한다는 자부심으로 살고 있다. 그래서 (이번 사고로) 많은 분이 사망해서 너무 힘들어하고 있다. 주위에 계신 분들이 있으면 힘내라고 격려도 해주셨으면 좋겠다"며 "너무 힘들게 일을 하고 있기에 (소방관들을) 많이 뽑기는 했지만 인력을 더 충원해서 현장 대응을 향상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특수본은 지난 7일 최 소방서장 등 6명을 피의자로 전환했다. 최 서장은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입건됐다. 특수본은 최 서장이 현장에 출동하는 과정에서 적절하게 대처하지 못한 정황을 포착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이태원 참사 직후 최 서장의 브리핑 장면을 언급하며 "구조하느라 힘들어 손을 떨며 브리핑하는 소방서장을 국민이 다 봤다", "당일 제일 고생하신 분 같은데 납득할 수 없다" 등 반응이 나왔다.

min365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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