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정부, 원전 수주에 공들여
일부 맞교환 가능성 시각도
사우디아라비아의 실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의 방한으로 우리나라와 사우디가 건설·에너지·바이오 등 산업 전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키로 했으나 2030년 세계박람회를 놓고는 양보할 수 없는 한판 승부를 펼쳐야하는 운명에 처했다.
일각에서는 우리나라는 사우디가 물색하고 있는 원전의 수주를 위해 러시아와 경쟁하고 있다는 점에서 2030년 세계 박람회 유치를 놓고 빅딜(맞교환) 논의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윤석열 정부는 ‘2030년까지 원전 10기 수출’ 공약을 이행하기 위해 사우디 원전 수주에 공을 들이고 있다. 사우디는 2030년까지 사업비 12조원 규모의 원전 2기를 짓기로 하고 사업자를 물색하고 있다.
앞서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이달 초 빈 살만 왕세자의 형인 압둘아지즈 빈 살만 사우디 에너지부 장관과 화상 면담을 통해 에너지 분야 협력을 강화키로 했다.
사우디 원전 수주전은 다른 수주전과 달리 미국이라는 변수를 풀어야 한다. 지난해 한미 양국은 ‘국제원자력기구(IAEA) 안전조치 협정 추가의정서’ 가입국에만 원전을 수출하기로 합의했다. IAEA 추가의정서는 미신고 원전 시설에 대한 IAEA의 사찰 권한을 의무화하고 있지만 사우디는 가입하지 않고 있다.
또 미국 원자력법 123조에 따르면, 미국 원자력 기술을 제공 받은 나라는 우라늄 농축을 위해 미국 정부와 의회의 사전 동의를 받아야 한다. 미국은 한국형 원자로(APR1400)에 자국의 원천 기술이 적용됐다고 보고 있다. 미국과 사우디는 원유 감산 등을 두고 충돌하고 있는데, 양국 관계가 원활해야 우리나라도 사우디 원전 수주전에 적극 나설 수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사우디 원전 수주를 위해서는 양국 정상간 협력 의지가 필수적으로, 전날 윤석열 대통령과 빈 살만 왕세자의 회담에 관련 논의가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또한 양국 정상회담에서 2030년 세계박람회 유치에 대한 논의 가능성도 높다. 빈 살만 왕세자는 2030년 세계박람회 엑스포를 유치하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57개국이 가입한 이슬람협력기구(OIC)를 포함 프랑스·인도네시아·나이지리아·모로코 등 최소 60여개국이 사우디를 공개적으로 지지 선언한 상태다. 사우디는 지난해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엑스포 박람회 성공사례를 삼아 2030년 세계박람회 유치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로인해 빈 살만 왕세자가 이번 방한에서 2030년 세계박람회 유치를 위해 윤 대통령에게 협조를 요청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양국은 전날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진행한 ‘한·사우디 투자 포럼’에서 한국의 주요 기업과 사우디 정부·기관·기업은 다양한 산업 분야 에 걸쳐 총 26건의 계약·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배문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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