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카자흐 現대통령 재집권…‘脫러, 親中·서방’ 개혁 박차
뉴스종합| 2022-11-21 09:11
20일(현지시간) 개헌 후 임기 7년의 단임제 대통령을 뽑는 첫 대선이 카자흐스탄에서 치러진 가운데,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69) 카자흐스탄 대통령이 이날 수도 아스타나에서 투표에 참여하고 있다. [AP]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개헌 후 임기 7년의 단임제 대통령을 뽑은 첫 대선에서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69) 현 대통령이 사실상 승리했다.

이로써 러시아의 영향력에서 벗어나 중국·서방에 밀착하는 현 ‘다자 벡터 외교’ 정책에 속도가 붙고, 독재의 잔재에서 벗어나기 위한 정치·경제·사회 전반에 걸친 대규모 개혁 작업에도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20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과 현지 아스타나타임스 등에 따르면 ‘열린 사회’ 연구소가 이날 치러진 대선 투표 종료 후 실시한 출구조사에서 토카예프 대통령은 82.45%의 득표율로 승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집권당인 아마나트당의 공공정책 연구소가 실시한 출구조사에서도 토카예프 대통령이 85.52%의 득표율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토카예프 대통령이 최종 당선될 경우 임기는 2029년까지 연장된다.

20일(현지시간) 개헌 후 임기 7년의 단임제 대통령을 뽑는 첫 대선이 카자흐스탄에서 치러진 가운데, 수도 아스타나에서 선거관리위원들이 개표 작업을 하고 있다. [AFP]

토카예프 대통령은 “공정하고 공개적으로 모든 유권자에게 선택의 자유가 주어진 이번 선거로 새로운 정치 시대가 열렸다”며 “모든 정부 기관은 개혁될 것이며, 카자흐스탄 경제에 대한 근본적인 변화를 통해 국민 생활 수준을 향상시킬 것”이라고 소감을 말했다.

이번 대선은 앞서 지난 9월 대통령 임기를 5년 연임제에서 7년 단임제로 바꾸는 개헌안이 통과되면서 조기 실시됐다.

대선 결과에 따라 카자흐스탄은 토카예프 대통령이 내세웠던 ▷공정한 국가 ▷공정한 경제 ▷공정한 사회 등 3가지 원칙에 기반한 정치적 현대화의 길로 빠르게 나아갈 전망이다. 옛 소비에트연방(소련)에서 독립한 후 30년간 통치한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전 대통령의 후계자로 2019년 6월 대통령이 된 토카예프 대통령은 올해 1월 사망자 200여명이 발생한 대규모 반정부 시위를 유혈 진압한 후 권위주의적 행보를 보일 것이란 전망과 달리 정치·경제 개혁을 단행했다.

러시아의 영향력에서 벗어나 중국·서방과 협력을 강화하는 외교 노선도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토카예프 대통령은 수도 아스타나에서 투표한 뒤 “지정학적 위치와 우리 시장에서 운영 중인 글로벌 기업 등을 고려할 때 다자주의 외교를 추구해야 한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앞서 토카예프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면전에서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을 비판하고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 4개주(州)의 러시아 합병을 인정하지 않으며 러시아와 거리두기를 본격화했다. 여기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인 튀르키예와 정보공유 협정을 맺는 등 러시아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드는 행동을 이어갔다.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오른쪽) 카자흐스탄 대통령이 지난 9월 카자흐스탄을 방문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수도 아스타나에서 열린 한 전시회를 함께 둘러보고 있다. [로이터]

이런 가운데, 중국과 교류는 크게 늘리는 형국이다. 1992년 3억달러(약 4023억원) 수준이던 양국 교역액은 지난해 252억달러(약 33조7932억원)로 급증세다. 지난 9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후 첫 순방지로 카자흐스탄을 찾아 ‘영토 보존’을 약속하며 러시아를 향해 “카자흐스탄을 불안하게 만들지 말라”고 경고를 날리기도 했다.

미국과 유럽연합(EU) 역시 대규모 투자를 약속하는 등 경제 협력 등에 힘을 쏟고 있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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