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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 확정됐다”며 페인트 다시 칠했던 은마아파트…뜬금 과태료 처분 왜?[부동산360]
부동산| 2022-11-26 21:46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단지의 전경. 임세준 기자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곧 재건축하는 단지라고 지금 위험하게 살아서 되겠나요? 이주 전까지는 멀쩡하게 살아야죠.”

재건축을 앞두고 외관 도색과 옥상 방수페인트 공사를 새로 하며 관심을 모았던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가 공사 시작부터 구청으로부터 과태료 처분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단지는 재건축과 상관없이 입주민들의 안전을 위해 공사에 나섰는데, 강남구청의 절차상 문제 지적에도 공사를 강행하며 결국 과태료를 내야만 하게 됐다.

26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은마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는 최근 강남구청으로부터 공동주택관리법 위반을 근거로 200만원의 과태료 부과 처분을 받았다. 단지 외벽 도색과 옥상 방수공사를 진행하면서 강남구청의 시정명령을 무시했다는 이유에서다.

앞서 강남구청은 은마아파트가 외벽 도색 공사 업체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입찰참가 자격을 과도하게 제한하고 규정을 위반해 입찰가격 상한을 정하는 등 업체 선정 과정에 문제가 있다”라며 시정을 요구했다. 공동주택관리법은 주택관리사업 과정에서 입찰 담합 등을 방지하기 위해 입찰 조건 등을 법에서 정하고 있는데, 이를 위반할 경우 과태료 처분이 이뤄진다.

앞서 은마아파트는 지난달부터 내년 4월까지 옥상 방수 작업과 외벽 크랙(균열)보수, 도색 작업을 진행키로 했다. 지난 1979년에 지어져 준공 43년차가 되다보니 외벽 곳곳에 균열이 생기고 누수 문제가 생기는 등 주민 안전이 위협받고 있기 때문이다. 그간 장기수선을 하지 못하는 사이 쌓인 장기수선충당금을 소진하기 위한 의도라는 분석도 있다.

외벽 도색 소식에 주변 단지에서는 “은마가 재건축을 포기한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왔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은마아파트는 이미 2010년 안전진단 조건부 기준(D등급)을 통과해 재건축 심사에는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서울시 도계위 심의를 통과하면서 은마는 조합 설립과 본격적인 재건축 사업만 남겨놓은 상황이다.

주민들은 재건축이 늦어지는 과정에서 주민 안전은 침해 받으면서 과태료 처분까지 반복되고 있다며 반발하는 분위기다. 한 은마 입주자대표회의 관계자는 “은마아파트는 지난 여름에도 장기수선 과정에서 과태료 처분을 받은 바 있다. 주민들이 녹물샤워를 해야 해 배관을 교체했다가 공사에 불만을 가진 일부 주민들이 절차적 문제를 제기하며 그렇게 된 것”이라며 “단지가 노후화해 여러 문제가 생겨 주민들이 고생하고 있는 상황인데, 과태료 처분까지 반복되면서 분위기도 좋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osy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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