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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서 흑돼지 잡아먹다 470억원 잭팟” 유재석도 반한 ‘이 남자’
뉴스종합| 2022-11-29 17:50
김재연 정육각 대표(왼쪽) [유퀴즈 온 더 블럭 방송화면 캡처]

[헤럴드경제=이영기 기자] “어릴 때 외삼촌 결혼 같은 좋은날 지리산 흑돼지를 잡아 바로 썰어 구워먹었던 기억이 있는데, 행복했어요”

어린 시절 시골에서 먹은 흑돼지 맛을 잊지 못해 미국 유학도 포기하고 ‘푸드테크’ 사업에 뛰어들었다가 470억원의 ‘잭팟’을 맞아 화제가 된 인물이 있다. 유통 푸드테크 기업 ‘정육각’의 김재연 대표가 그 주인공이다. 카이스트 출신의 ‘기술 DNA’를 가진 김 대표는 유통 플랫폼에 ICT 기술을 접목, ‘푸드테크’ 스타트업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29일 투자정보업체 더브이씨(theVC)에 따르면 정육각은 최근 470억원의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투자에는 산업은행, NH투자증권,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프리미어파트너스, 캡스톤파트너스, 스톤브릿지벤처스 등이 참여했다. 최근 벤처 생태계가 급격히 위축된 상황에서 진행된 투자라 더욱 의미가 있다.

투자에 참여한 한 투자사의 관계자는 “온라인 신선식품 시장은 유망도가 높고, 지속적으로 확대되는 시장”이라며 “성장하는 시장 속 정육각의 성장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판단했다”고 투자 배경을 설명했다.

정육각은 2016년 김재연 대표가 ‘초신선’을 내세우며 창업한 신선식품 유통 스타트업이다. 소·돼지·닭 등 육류부터 우유와 달걀까지 신선식품을 종합적으로 유통하는 이른바 ‘온라인 정육점’이다.

김재연 정육각 대표 [유퀴즈 온 더 블럭 방송화면 캡처]

특히 김 대표의 특이한 이력으로도 화제를 모았다. 김 대표는 카이스트를 졸업한 후 미국 국무성 장학금을 받아 미국 유학길을 앞두고 있었다. 미국에 돼지고기가 비싸다는 말을 듣고, 유학 전 돼지고기를 실컷 먹어 보자는 생각에 제주도에서 2주간 돼지고기만 먹었다. 이 과정에서 온라인 정육점 아이디어를 얻게 됐고 관련 스타트업을 창업했다. 한시적으로 시작한 사업이 잘 되자 김 대표는 급기야 유학을 포기했다. 김 대표는 앞서 유명 예능 프로그램 ‘유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해 이같은 내용을 밝혔다. 당시 유재석은 “돼지고기 때문에 포기했냐”며 놀라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물론, 최근 얼어붙은 벤처투자와 위축된 소비로 470억원 투자 유치에도 정육각이 마주한 시장 상황은 녹록지 않다. 통계청이 11월 발표한 ‘2022년 9월 온라인쇼핑 동향’에 따르면 농축수산물의 거래액 감소가 이어지고 있다. 2022년 9월 기준 농축수산물의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6815억원으로, 전월대비 651억원(8.7%), 전년동월대비 398억원(5.5%) 감소했다.

이에 정육각은 내년 식품업계 전체가 더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하고 공격적인 사업 확장에도 제동을 걸었다. 농수산물 직거래 서비스인 ‘직샵’의 베타서비스를 종료하고, 2021년 900억원에 인수한 ‘초록마을’의 새벽배송을 내년 초 도입하며 온라인 커머스 서비스에 집중할 계획을 28일 밝혔다. 또 식품전문샵 ‘리브랜딩’과 사물인터넷 가전제품 출시 등도 중단하기로 했다.

한편, 쉽지 않은 상황 속에도 정육각과 같은 정육 중심 푸드테크 기업의 도전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정육각과 ‘육그램’ 등 스타트업 중심이었던 육류 배송 서비스 시장에 동원홈푸드의 ‘미트큐딜리버리’와 대상네트웍스의 ‘고기나우’가 작년 서비스를 시작하며 육류 배송 시장에 본격적인 각축전이 예고되고 있다.

20k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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