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이사회 다각화…노조추천이사제 다시 불붙나
뉴스종합| 2022-12-02 09:25
KB금융그룹

[헤럴드경제=서정은 기자] 내년도 주주총회가 앞으로 다가오면서 금융권 내 ‘노조추천이사제’ 도입 움직임이 다시 꿈틀댈 전망이다. 올 초 대선 주요 후보들의 공약에 따라 일부 금융권에서 추진했지만 무산됐던 노조추천이사제는 최근 금융감독원이 은행지주에 이사회 구성 다양화를 주문하면서 노조를 중심으로 불씨를 다시 살리고 있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 노동조합은 내년 정기 주주총회에서 추천할 노조추천 사외이사 후보를 물색하고 있다. 올 초 노조 측은 김영수 전 한국수출입은행 부행장을 사외이사로 선임하려 했으나, 출석주식 수 대비 찬성률 5.60%로 부결됐었다. KB국민은행 노조는 그동안 총 다섯차례에 걸쳐 노조추천 사외이사 선임에 도전한 바 있다. 노조는 수년간 여러 이해관계자들과 소통해온데다 후보군 선정도 정교해지는만큼 이번에는 노조측 인사를 경영참여에 성공시키겠다는 방침이다.

IBK기업은행 노동조합 또한 노조추천이사제를 점차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윤종원 IBK기업은행장은 취임 초 노조와 합의를 통해 노조추천이사제를 적극 추진키로 한 바있다. 하지만 여러 문제로 논의가 불발된데다, 윤 행장이 내년 1월에 임기가 만료되는 만큼 실제 도입은 그 뒤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최근 차기 IBK기업은행장 하마평에 정은보 전 금융감독원장이 오르내리며 ‘낙하산’ 인사에 대한 반발이 커지고 있어 노조추천이사제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는 후문이다. 다만, 노조 측이 차기 행장과 재논의에 들어가야해 이른 시일내 노조추천이사제가 현실화 가능성은 높지 않다.

IBK기업은행

노조추천이사제는 노조가 사외이사를 추천하는 제도다. 이사로 선임되면 정관대로 사업계획·예산·정관개정·재산처분 등 경영 사안에 대해 의결권 등을 행사할 수 있다. 다만 현재까지는 금융권에서 노조 측 인사가 경영에 참여하고 있는 곳은 수출입은행이 유일하다. 기재부는 노조 측이 추천한 이재민 해양금융연구소 대표를 수출입은행 사외이사로 선임한 바 있다.

금융권 노조는 이사회 구성의 다양성 요구가 커지는 만큼 노조추천이사제를 관철시키겠다는 입장이다. 앞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은행지주 이사회 의장들을 만난 자리에서 “사외이사가 특정 직군이나 그룹에 편중되지 않도록 하고 사외이사 임기도 과도하게 겹치지 않게 해 이사회의 다양성과 전문성, 그리고 안정성과 독립성 제고에도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금융노조 관계자는 “금융당국에서도 사외이사의 다양성을 주문한만큼 노조추천이사제가 금융사들의 경영 투명성을 확보하는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내년 주총에 맞춰서 각 사별로 준비를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lu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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