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죽은 지 1주일 만에 백신을?…中 불거진 백신 조작 논란
뉴스종합| 2022-12-05 11:29
중국 상하이의 한 주거단지 입구에서 입구를 막는 방역요원들과 주민들이 충돌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이 담긴 사진은 로이터가 입수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공개한 소셜미디어 동영상을 캡처한 것이다. [연합]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빠르게 증가하는 코로나19 확진자에 중국 정부가 고령층에 대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서두르는 상황에서 70대 노인이 사망한 지 7일 뒤 백신을 접종한 것으로 기록된 사실이 드러나 조작 논란이 일고 있다.

5일 신경보 등 중국 현지 매체에 따르면 지난 3일 후난성 창사의 한 여성은 소셜미디어(SNS)에 올린 글에서 “어찌 된 영문인지 돌아가신 아버지의 방역용 휴대전화 애플리케이션에 아버지가 백신 접종을 완료한 것으로 돼 있다”고 밝혔다.

이 여성은 “아버지는 건강상의 문제로 생전에 한 번도 백신을 접종하지 않았는데 3차례 접종한 것으로 기록돼 있었다”며 “세 번째 접종일은 8월 9일로 아버지가 사망한 지 일주일이 지난 뒤였다”고 말했다.

그의 아버지는 지난 8월 2일 숨졌고, 유족은 당일 화장했음에도 고인의 방역용 앱에는 지난 5월 7일과 7월 9일 접종하고 8월 9일에 세 번째 백신을 맞은 것으로 기록돼 있다. 이 여성 주장대로라면 한 번도 접종하지 않은 그의 부친이 부스터 샷까지 마친 것으로 둔갑한 셈이다.

현지 방역 당국은 "방역 시스템 오류에 의한 것으로 접종 기록을 바로 잡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중국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한 번도 아닌 세 차례나 접종한 것으로 기록된 점으로 미뤄 단순한 오류가 아닐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3월 중국에서 코로나19가 급속히 확산하자 중국 방역 당국은 백신 접종률을 높이라며 특히 코로나19 치명률이 높은 고령층의 접종을 강화하라고 일선에 지시했다.

그러나 백신을 접종한 뒤 위중해지거나 사망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면서 노인층이 백신 접종에 소극적으로 응하자 일선 방역 당국이 문책을 피하기 위해 미접종 노인을 접종자로 등록해 접종률을 조작했을 것이라는 게 누리꾼들의 분석이다.

한 중국인은 “농촌에서는 유전자증폭(PCR) 전수 검사에 참여하지 않은 주민을 검사받은 것으로 꾸미거나 백신 접종을 안 했는데도 접종한 것으로 만들곤 한다”며 “통계를 믿을 수 없으니 방역 정책에 대한 불신이 더욱 커지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중국 방역 당국 통계에 따르면 60대 이상의 백신 1차 접종률은 90%를 넘어섰지만, 나이가 많을수록 접종률이 떨어져 80세 이상은 65.7%만 2차 접종을 했고, 부스터 샷까지 한 경우는 40%대에 그친다.

지난달 말 '제로 코로나'에 반대하는 '백지 시위' 발생 이후 잇단 방역 완화 조처를 내놓은 중국 방역 당국은 고령층 백신 접종 강화를 독려하고 있다.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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