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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명계 ‘이재명 흔들기’ 시작...“2월엔 비대위” 주장도
뉴스종합| 2022-12-09 11:06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연합]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보이지 않는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민주당은 검찰 수사가 진행되면서 이 대표가 자신의 문제에 대해 입을 열지 않는 것을 ‘대응 원칙’으로 삼았다고 설명했지만, 이 대표가 ‘정치 이슈’에서 비켜서면서 뉴스에서도 사라졌다는 우려다. 민주당 일각에선 검찰의 이 대표 소환·기소 시점에 맞춰 거취 논란이 일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민주당 재선 의원은 ‘내년 초 비대위’를 제시했다.

검찰은 이르면 9일 중으로 이 대표의 최측근인 정진상 전 당대표 정무조정실장을 재판에 넘길 방침인 것으로 알려진다. 정 실장이 기소되면 다음 수순은 이 대표가 될 것이란 관측이 많다. 그러나 이 대표 최근 발언을 종합하면 ‘민생’ 발언이 대부분이다. 지난 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오직 민생’ 더 속도를 높이겠습니다”고 썼다. 그러나 ‘민생’은 현안과는 다소 거리가 멀고 이 때문에 이 대표가 정치 뉴스에서 사라지게 되는 결과로 이어진다는 분석이다.

최근 이 대표의 회의 발언 역시 대부분이 ‘민생’에 할애됐다. 지난 7일 이 대표가 아침 회의에서 “(검찰이) 목표를 정해 놓고 조작을 해서 정치 보복, 정적 제거 수단으로 국가 권력을 남용하는 것은 결코 해서는 안 될 일”이라고 언급한 것에 대해 이례적이란 관측도 나왔다. 이 대표 스스로 자신의 ‘사법 리스크’가 당에 위험 요인이 되는 것을 막겠다는 취지였으나, 이는 당 안팎에선 ‘리더십 위기’란 분석으로 이어진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재명 대표가 백블에 응하지 않는 것은 당 홍보국에서 정한 방침으로 안다. 검찰 수사 등에 대한 질문이 많을 수밖에 없는 구조란 점도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취임 100일 기자회견 역시 하지 않았다. 민주당 대표는 역대로 100일 기자회견을 해왔으나 이 대표는 이를 생략했다. 사실상 이 대표가 뉴스에서 사라진 것 역시 이같은 언론 대응과 무관치 않다. 이 대표가 사라지자 ‘이재명 비토’ 목소리는 커지는 형국이다.

민주당 내 ‘비명계’ 이원욱 의원은 지난 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지금 개딸들이 윤영찬 의원을 공격하는 모습이 정상이라 보는가. 아니라면 (이재명 대표가) 즉시 중지하라고 말씀해야 한다”며 “뺄셈의 진영정치가 만든 것은 결국 대선 패배였다”고 썼다. 이 의원은 또 “대선과 지방선거 패배에 대한 평가는 왜 사라졌나. 선거 패배에 대한 평가조차 없다. 공당의 모습이 아니다”고 했다.

박영선 전 장관은 아예 ‘민주당이 분당상황과 유사하게 돼 굉장히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고, 지난 6일에는 차기 총선과 관련 “공천권을 당 대표가 갖지 않고 국민에게 돌려줘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비명계’ 김종민 의원도 지난 7일 이 대표 100일 평가 질문에 “솔직히 실적이 없다. 약속 위반”이라고 했다. 신경민 전 의원은 “지금 부글부글 끓는 파가 늘고 있다. 이 대표 이후를 준비해야 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고 했다.

이 대표에 대한 ‘신뢰’ 목소리도 잦아들고 있다. 이 대표의 행보를 보면 ‘당대표’ 보다는 ‘초선의원’ 한명 정도로 보인다는 설명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 대표는 대표 리더십 보다는 개인 이재명으로 보인다. 언론 주목을 받을 야당 대표가 너무 위축돼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민주당 관계자도 “이상민 해임건의안 등 현안에서 이재명 대표의 역할이 거의 없다. 본인 리스크 때문에 다른 것을 신경 못쓰고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관련 현황을 종합하면 이 대표가 검찰 수사 때문에 최근 상당히 위축됐고, 이 때문에 당 내에선 ‘이재명 총선불가론’이 나오고 있으며, 이에 따라 새로운 당대표를 내년 초께에는 다시 뽑아야 한다는 주장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역대급으로 낮은 상황임에도, 민주당 지지율이 국민의힘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결국 이 대표 ‘리스크’가 민주당에 반영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많다.

비명계 재선 의원은 헤럴드경제와 만나 “내년 초 쯤에는 이재명 대표의 거취에 대한 얘기가 나와야 할 것 같다. 민주주의 4.0 등에서 이미 벌써 다양한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며 “총선 1년 전이 되면 늦으니 적어도 그 전에 비대위로 체제를 전환해서 1년 뒤 총선을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석희·이세진 기자

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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