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이란, 도심 한복판서 시위대 공개 처형…첫 사형 후 4일만
뉴스종합| 2022-12-13 10:00
이란 내 반정부 시위대인 마지드레자 라흐나바드의 사형 집행을 알리는 트위터 [AFP]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이란이 반정부 시위에 참여한 남성을 대중 앞에서 공개적으로 교수형에 처했다. 시위대에 대한 첫 사형을 집행한지 나흘 만이다. 이란 인권단체들은 사형 집행이 계속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12일(현지시간) 이란 사법부가 운영하는 ‘미잔통신’에 따르면 반정부 시위에 참가해 ‘신에 대한 전쟁’ 혐의로 사형 선고를 받은 마지드레자 라흐나바드에 대한 공개 교수형이 이날 아침 이란 동부 마슈하드에서 집행됐다. 라흐나바드는 지난달 17일 마슈하드에서 열린 시위 도중 이란 혁명수비대 산하 바시즈 민병대에게 흉기를 휘둘러 2명을 살해하고 4명을 다치게 한 혐의를 받았다.

이란 반정부 시위대에 대한 사형이 집행된 것은 지난 8일 모센 셰카리에 이어 두번째다. 첫 사형 집행 이후 4일 만에 두번째 사형이 집행된 것이다.

미잔 통신은 홈페이지에 라흐나바드의 교수형 사진을 공개하는 등 사형을 통한 공포감을 조성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또한 라흐나바드가 외국으로 도피하려 했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국제사회는 시위대 사형을 강행하는 이란 당국에 대해 비판을 이어갔다. 아날레나 베어보크 독일 외무장관은 이날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연합(EU) 회의를 앞두고 라흐나바드의 사형 집행에 대해 “(이란 시민에 대한) 노골적인 협박 시도”라고 규정하고 “이런 식으로 국민을 대하는 시스템은 EU와 정상적인 관계를 유지할 수 없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노르웨이에 본부를 둔 이란휴먼라이츠(IHR)의 메흐무드 아미리 모가담 국장은 “최근 몇 년 동안 공개 처형을 꺼렸던 이란 당국이 외국 정부와 시위대에 메시지를 보내기 위해 공개 처형으로 돌아왔다”고 지적했다.

국제앰네스티는 최근 시위와 관련해 처형될 위험에 처한 인원이 라흐나바드와 셰카리 외에도 최소 17명이 더 있다고 전했다. 국제앰네스티가 입수한 이란 고위 경찰의 문서에 따르면 수감자에 대한 사형을 가능한 한 빨리 집행하고 보안군에 대한 위로 차원에서 형을 공개적으로 집행할 것을 촉구하는 내용이 담겼다.

사남 바킬 채텀하우스 중동 전문가는 “이란은 시민들을 겁주어 굴복시키기 위해 군사력, 감시, 구금을 혼합해 강압적인 방식을 두배로 늘리기로 결정했다”면서 “사형 집행은 전면적인 탄압이 달성될 때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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