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통계청 11월 고용동향 보니
증가폭 23년만에 최대치임에도
청년층 21개월만에 감소로 전환
하방요인 상존...내년 더 둔화될듯
취업자가 지난달 1년 전보다 60만명 이상 늘었지만 증가 폭은 6개월째 둔화되면서 고용시장도 한파의 영향권에 진입했다는 우울한 전망이 나온다. 특히 ‘마이너스’로 돌아선 수출의 부진이 지속되고 고물가에 내수는 위축되는 등 내년 경기 침체 국면이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고용시장의 한파는 더욱더 매서울 것으로 예보되고 있다.
무엇보다 청년층(15~29세) 취업자가 약 2년만에 감소로 전환되고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수는 46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수 감소는 플랫폼 기반 노동자 및 은퇴 인구 증가, 무인주문기(키오스크) 도입 등 디지털 전환과 2019년 최저임금 인상, 2020년 코로나19 확산으로 어려워진 자영업자가 종업원을 내보내는 등 자영업 내에서 구조조정으로 이뤄졌다는 분석이다.
14일 통계청이 발표한 ‘11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842만1000명으로, 전년 같은 달 대비 62만6000명이 증가했다. 이는 같은 달 기준으로는 1999년(121만7000명) 이후 23년 만에 최대폭 증가다. 또 지난해 3월 이후 20개월째 증가세를 보이고 있지만 최근엔 증가폭 둔화세가 완연하다.
취업자 증가폭은 올 1~2월 100만명을 웃돌며 이례적인 호조를 보이다 3월에 83만명대로 크게 줄었다. 그러다 5월에 93만5000명으로 정점을 찍은 후 계속 줄어들어 11월에는 63만명 선에 그쳤다. 연초 대비 취업자 증가폭이 50만명 가까이 줄어든 셈이다.
특히 지난달에는 청년층(15∼29세) 취업자가 작년 같은 달보다 5000명 줄어 작년 2월(14만2000명) 이후 21개월 만에 감소로 전환했다. 다만, 청년층 고용률은 인구감소(21만명)를 반영, 46.1%로 1년 전보다 1.0%포인트 올랐다.
공미숙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청년층 취업자는 숙박음식업에서 많이 늘었고, 보건복지 특히 보건에서 증가했다”면서 “도소매업, 비대면디지털 감소폭이 확대해서 청년층 전체 취업자수가 감소했다”고 말했다.
전체 취업자 증가분 가운데 절반을 크게 웃도는 76.5%가 60세 이상(47만9000명)이었다. 50대(9만2000명), 30대(6만6000명)에서도 취업자가 늘었으나 40대에서는 6000명 감소했다.
업종별로는 숙박·음식점업(23만1000명), 보건복지업(14만9000명), 제조업(10만1000명)에서 취업자가 많이 늘었다. 숙박·음식점업 취업자 수 증가 폭은 2013년 산업 분류를 개정한 이래 11월 기준으로 가장 컸다. 숙박·음식점업 취업자는 코로나19 영향에서 벗어나 대면 활동이 늘면서 지난 5월부터 7개월 연속 증가했다.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는 12만9000명 증가했다. 2019년 2월부터 46개월 연속 증가세다.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는 혼자 또는 무급가족종사자와 함께 독립적인 형태로 전문적인 업을 수행하거나 사업체를 운영하는 사람을 말한다.
15세 이상 고용률은 62.7%로 작년 같은 달보다 1.2%포인트 올랐다. 1982년 7월 월간 통계 작성 이래 11월 기준으로 가장 높다.
실업자 수는 66만6000명으로 1년 전보다 6만8000명 줄었다. 실업률은 2.3%로 0.3%포인트 감소해 1999년 6월 실업률 기준을 바꾼 이후 11월 기준으로 가장 낮았다.
기재부는 “11월 고용지표는 양호한 흐름이 지속되는 가운데, 기저 및 경기둔화 영향 등으로 상승폭은 소폭 둔화세를 보였다”며 “대면서비스 증가폭 확대, 상용직·전일제 중심 증가 등은 긍정적이지만 고령층 중심 증가는 (고용의 질적 개선에) 한계를 보였다”고 평가했다. 이태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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