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SG 펀드 7개 중 6개, 편입 1위 자산 삼전
대형주 쏠림으로 ESG점수·수익 변별력 없어
ESG점수 상위 펀드 코스피 대비 초과 수익률
[게티이미지뱅크] |
[헤럴드경제=권제인 기자] 전 세계적으로 ESG 투자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있지만, 국내 투자자에게 주어진 선택지는 여전히 제한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다수 국내 ESG펀드가 삼성전자 및 대형주에 치중했고 이에 따라 ESG 점수와 수익률 두 방면 모두에서 두각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20일 이에스지모네타에 따르면 순자산 100억원 이상의 국내 주식형 공모펀드를 조사한 결과 ESG 점수 상위 20개에 이름을 올린 ESG펀드는 단 한 개도 없었다. 조사 대상 펀드는 총 119개, 그중 ESG펀드는 7개였다.
지난해 점수가 가장 높았던 ESG펀드는 ‘KBESG성장리더스 증권자투자신탁’으로 35위에 그쳤다. 올해에는 ‘미래에셋좋은기업ESG증권모투자신탁’이 11위를 기록하며 ESG펀드 중 유일하게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7개 펀드의 ESG 점수는 조사 대상 펀드의 평균치를 소폭 상회하는 데 그쳤고, 수익률은 평균값과 거의 동일했다. 지난해 전체 조사 대상 펀드의 평균치는 70.92점, ESG펀드의 점수는 75.24점이다. 올해 10월 말까지 1년 수익률은 전체 -18.54%, ESG펀드 -18.13%로 유의미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ESG펀드가 ‘이름값’을 못하는 원인은 삼성전자 및 대형주 쏠림 현상 때문으로 추정된다. 7개 중 6개 펀드가 가장 높은 비중으로 삼성전자를 편입하고 있다. 특히 ‘우리지속가능ESG 증권자투자신탁1호’와 ‘한화코리아레전드ESG 증권자투자신탁’은 삼성전자 비중이 20%를 넘었다. 삼성전자 이외에도 삼성바이오로직스, LG에너지솔루션, SK하이닉스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의 비중이 높아 다른 펀드 대비 차이점을 찾기 어려웠다.
고홍석 이에스지모네타 이사는 “코스피에서 삼성전자의 시가총액 비중이 20% 가까이 돼 삼성전자를 편입하지 않고서는 펀드 수익률 면에서 뒤처질 수 있다”며 “삼성전자를 편입한 후 소형주로 성과를 보여주려는 경향이 나타난다”고 말했다. 이어 “재무적으로 ESG에 투자할 여력이 있는 대형주들이 ESG 점수가 높은 것도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ESG 점수가 높을수록 펀드 수익률 역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스지모네타에 따르면 ESG점수 상위 20개 펀드는 지난 10월 말까지 1년간 수익률이 코스피보다 6.63%포인트, 조사 대상 펀드 평균보다 2.38%포인트 높았다. 펀드 수익률과 ESG점수의 상관계수는 0.36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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