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82%·인천 43% 증가
고금리·역전세난속 더 늘어날듯
서울 중구 매봉산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 밀집지역. [연합] |
강제경매로 소유권이 바뀐 아파트·빌라·오피스텔 등 집합건물이 전국적으로 지난해 대비 17% 넘게 폭증한 것으로 파악됐다. 금리가 급격히 오르자 이자 부담을 감당하지 못하는 채무자가 늘고, 역전세난 속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집주인들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추가적인 금리 인상이 예고돼 있어 이같은 강제 경매 물건은 보다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27일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11월까지 강제경매에 따른 매각 소유권 이전등기가 신청된 부동산은 5176건이다. 지난해(4413) 대비 1년 사이 17% 증가한 규모다.
강제경매로 인한 매각 건수 증가는 집값이 상대적으로 비싼 서울에서 더욱 두드러졌다. 올해 11월까지 서울 내에서 경매로 집주인이 바뀐 건수는 1280건으로 지난해(701건) 보다 82%나 늘어났다. 인천도 312건에서 449건으로 43% 크게 증가했다.
경매는 강제경매와 임의경매로 나뉜다. 강제경매는 판결문 확보 후 채권자가 법원에 경매신청을 해야하지만 임의경매는 재판없이 저당권을 근거로 경매신청이 가능하다는 차이가 있다.
강제경매는 채무자가 대여금 등을 변제기일까지 갚지 못할 때 이뤄진다. 이 경우 채권자는 소송을 통해 법원으로부터 채무자가 채무금액이 있다는 판결을 받은 뒤, 채무자의 부동산을 매각해 대여금을 상환받게 된다.
임의경매 역시 늘고 있는 것은 마찬가지다. 올해 1~11월까지 전국 집합건물 임의경매개시결정등기 신청 부동산은 1만3195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1만1022건)보다 19.7%(2173건) 늘어났다.
특히 올해 6월(2070건) 이후 임의경매 신청건수가 지난 9월(1924건)을 제외하고는 지속적으로 2000건을 웃돌고 있다. 특히 지난 10월에는 2648건까지 증가하며 지난 2020년7월(2857건) 이후 2년3개월 만에 가장 많았다.
전문가들은 고금리와 역전세난 속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임차인들이 전세금 반환을 위해 경매에 나서는 사례가 더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깡통전세에 따른 전세사기가 사회적 이슈화되는 등 전세 시장의 하락세에 따른 보증금 미반환 분쟁은 급증하는 추세다. 이런 와중에 입주 물량 증가와 매매물건의 전세 전환이 지속돼 전세 공급량이 더욱 늘고 있어 역전세난이 장기화할 우려 마저 커지고 있다.
실제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달 3번째주(29일 기준) 수도권 아파트 전셋값은 전주보다 1.21% 하락했다. 하락폭은 2012년 5월 통계 공표 이후 가장 컸으며, 지난 10월 10일 이후 11주 연속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서영상 기자
sa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