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반
[단독] “이재용 회장 말처럼 ‘기회의 땅’ 맞네” 삼성엔지니어링, UAE ‘2.5조 잭팟’ 임박
뉴스종합| 2022-12-30 10:05
이재용(왼쪽 세 번째) 삼성전자 회장이 삼성물산이 참여하는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원전 프로젝트 건설현장을 방문해 설명을 듣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헤럴드경제=김은희 기자] 삼성엔지니어링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취임 후 첫 해외출장지인 아랍에미리트(UAE)에서 2조5000억원 규모의 천연가스전 개발 프로젝트 본계약 체결에 임박한 것으로 파악됐다. 내년 초 양국의 경제 협력을 도모하는 자리를 마련하고 계약서를 작성하는 것만 남았다. 이 회장이 ‘기회의 땅’이라고 강조한 중동에서 삼성이 적극적으로 사업을 추진한 가운데 얻어낸 성과로 분석된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엔지니어링은 프랑스 테크닙에너지, 이탈리아 테크니몬트와 함께 우선계약자로 선정돼 수주를 타진해온 하일앤가샤(Hail&Ghasha) 육상플랜트공사 프로젝트에 대한 본계약을 내년 초 체결할 것으로 보인다. 전체 프로젝트 규모는 총 60억달러 규모로, 이 중 삼성엔지니어링의 지분은 20억달러(약 2조5360억원)로 예상된다.

하일앤가샤 프로젝트는 아부다비 인근에 육상·해상가스 생산 및 처리시설을 짓는 사업으로, UAE 국영석유회사 아드녹(ADNOC)이 발주했다. 총 사업비 100억달러 중 삼성엔지니어링 컨소시엄이 참여한 육상 패키지는 60억달러다. 아드녹은 이를 통해 가스 생산량을 2030년 하루 1억5000ft³(세제곱피트) 이상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장기간 지연됐지만 최근 유가 상승에 따른 재정 여건 개선 등으로 사업 추진이 빨라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해외 사업 수주를 적극 지원하는 정부도 새해 낭보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박선호 해외건설협회장은 지난 28일 열린 민·관 합동 ‘해외 건설 수주지원단 출범식’에서 “수주가 사실상 확정됐으나 계약이 내년으로 이월된 금액이 약 100억달러”라며 현재 수주가 예상되는 프로젝트의 하나로 UAE 가스전을 언급하기도 했다.

이번 수주에는 삼성이 장기간 구축한 UAE와의 네트워크가 한몫했다는 평가다. 삼성은 두바이 부르즈칼리파(삼성물산), 정유플랜트(삼성엔지니어링) 등 건설·엔지니어링 분야를 중심으로 UAE 기업과 파트너십을 맺어왔고 지금도 바라카원자력발전소 건설에 주축으로 참여하고 있다.

중동은 이재용 회장이 각별히 공을 들이고 있는 시장이다. 회장 취임 후 첫 출장지로 UAE를 선택한 것도 네트워크 확대를 통해 신사업 기회를 발굴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읽힌다. 특히 이번 출장은 지난달 17일 방한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와 만나 협력방안을 논의한 지 20여일 만이었다. 이 회장은 지난 2019년 2월 아부다비에서 무함마드 빈 자이드 UAE 대통령(당시 왕세제)을 만나고 같은 달 답방한 빈 자이드 대통령과 삼성전자 화성캠퍼스를 둘러볼 정도로 UAE 고위급 인사들과 밀접한 교류를 이어오고 있다.

이 회장은 앞선 UAE 출장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기 위해 대변혁을 추진 중인 중동은 기회의 땅”이라며 “어려운 상황이지만 과감하고 도전적으로 나서자”고 강조했다.

올 연말 인사에서 삼성엔지니어링 수장으로 UAE법인장을 지낸 남궁 홍 사장을 선임한 것도 중동을 적극 공략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내년부터 고유가를 등에 업은 중동국가의 사업 발주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삼성의 중동시장 공략 움직임도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남궁 사장은 내년 사업 방향과 관련해 “사우디아라비아, UAE 등 국가에서의 추가 수주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eh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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