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성관계는 부부끼리만?”…시대착오적 ‘혼전순결 조례안’에 서울시교육청 화들짝
뉴스종합| 2023-01-31 14:30
서울특별시교육청. [연합]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서울시의회가 의견 제출을 요청한 성·생명윤리 규범 조례안이 도마에 올랐다. 혼전순결을 강요하고 성 소수자의 존립 근거를 흐리게 하는 등의 내용을 둘러싼 내용이 시대착오적이라는 비판이 잇따랐다.

31일 교육계에 따르면 서울 관내 초·중·고 교사들은 최근 ‘서울특별시 학교구성원 성·생명윤리 규범 조례안’에 대한 검토의견서를 30일까지 제출해달라는 공문을 받았다.

조례안 내용에는 ‘성관계는 혼인 관계 안에서만 이뤄져야 한다’, ‘남성과 여성은 개인의 불변적인 생물학적 성별이다’, ‘태아의 생명권은 헌법상 보장된 권리로 보호돼야 한다’ 등이 적혀있다.

아울러 ‘아동·청소년에게 성 정체성 혼란,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에이즈(AIDS·후천성면역결핍증) 등 성매개 감염병 등이 발생하지 않도록 교육적으로 충분히 안내해야 한다’, ‘학교에서 실시하는 성교육은 절제에 주안점을 두어야 한다’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특히 ‘성·생명윤리책임관’이라는 직책을 두고 조례의 규범을 따르지 않는 서울 학교 구성원들을 조사하고 징계 권고까지 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는 내용도 들어있다.

해당 사실이 알려진 뒤 서울교사노조는 즉각 반발했다. 서울교사노조는 입장문을 통해 “해당 조례안은 의견을 낼 가치조차 느끼기 어려운 수준”이라며 “현장 교원들에게 자괴감을 불러일으키기까지 한다. 헌법을 침해하는 괴상한 해당 조례안을 당장 폐지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서울시교육청은 서울시의회의 의견조회 요청을 받은 뒤 서울 관내 초·중·고 교원들이 볼 수 있는 업무 시스템에 조례안 등 관련 내용을 담은 공문을 게시해 관련 의견을 접수했다. 그 결과, 접수된 교원 20여명의 의견 대다수는 해당 조례안에 대한 ‘전면 폐지’였다.

서울시의회는 모 단체가 해당 조례안 개설을 요청해 의견조회 공문을 보낸 것이라고 해명했다. 해당 조례안이 시의회를 통해 발의된 상황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kace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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