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반
[단독] “삼성 반도체 적자에서 구했다” 파운드리, 사상 첫 영업익 2조 돌파
뉴스종합| 2023-02-02 07:47
삼성전자 임직원들이 손가락으로 '3'을 가리키며 3나노 파운드리 양산을 축하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헤럴드경제=김지헌 기자] 지난해 삼성 파운드리(반도체 칩 위탁생산) 연간 영업이익이 사상 처음으로 2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파악됐다. 메모리 반도체 시황 악화에 따른 ‘K-반도체’ 위기에서도 지난해 파운드리 수익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면서 반도체산업의 ‘믿을맨’으로서 위상을 강화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일 삼성전자와 업계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들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기준 삼성 파운드리의 매출이 20조원, 영업이익이 2조원을 넘어섰다. 2020년 이후 코로나19를 거치면서 시스템반도체 칩 수요 증가와 판가 상승 영향 덕에 3년 동안 영업이익이 1조원 이상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호조세 덕에 지난해 4분기 메모리를 포함한 삼성 반도체 전체 영업이익이 적자 전환을 면한 것으로 전해진다.

시장조사기관과 금융투자업계 역시 지난해 삼성 파운드리가 무난히 2조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대만 TSMC의 시장 점유율은 56.1%, 삼성 파운드리(시스템 LSI 포함)의 점유율은 15.5% 수준이다. 각 증권사 역시 파운드리와 시스템LSI의 매출 합산치를 약 29조9300억원, 영업이익 합산치를 2조6000억~3조5000억원 내외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최소 10% 이상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며 판가 인상 역시 진행한 삼성 파운드리의 영업이익이 2조원을 넘겼을 것이란 분석이다.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삼성전자는 반도체사업을 하는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의 2022년 매출을 98조4600억원, 같은 기간 메모리사업부 매출을 68조5300억원이라고 밝힌 바 있다. 삼성은 메모리, 파운드리, 시스템LSI 사업부별 영업이익을 공식적으로 밝히진 않는다.

삼성전자는 메모리반도체사업 악화에 따라 올해 적자 가능성까지 언급되고 있다. 지난해 4분기 SK하이닉스가 메모리반도체 적자를 기록한 데 이어 삼성전자의 메모리사업 역시 적자 전환 가능성이 커지면서 업계에선 그야말로 ‘K-반도체’가 위기에 놓였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이 같은 분위기에 반도체 미래 먹거리로 부각되는 파운드리사업의 성과는 고무적이란 평가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삼성전자 제공]

지난해 파운드리업계가 사상 최고 호황을 누렸기 때문에 올해 1분기에 이 같은 수익성 창출이 어려울 것이란 우려의 시선도 있다. 그러나 삼성 파운드리사업이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 업계에선 우세하다. 금융투자업계 역시 올해 파운드리 매출이 예년과 비슷한 가운데 영업이익이 더욱 증가할 수 있다고 본다. 올해 하반기 고성능컴퓨팅(HPC), 데이터센터, 차량용 칩 등을 중심으로 수요 회복이 가능할 것이란 판단이다. 삼성 역시 선단 공정 투자 집중을 통해 시장 성장 수준보다 높은 사업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3나노미터(㎚·10억분의 1m) 선단 공정 경쟁력을 바탕으로 고객사 확보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회사는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을 통해 “3나노 2세대 신규 고객 수주를 확대하고 2나노 1세대 개발에 집중해 기술경쟁력을 강화하며, 오토모티브나 사물인터넷(IoT) 등 응용처를 다변화해 스페셜티(특화 공정)나 성숙 공정 개발도 지속해 미래성장동력 발판을 마련하겠다”고 계획을 밝힌 바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메모리사업은 수십년간 상승과 하락의 사이클을 오갔지만 파운드리는 그런 사이클을 그리지 않는다”며 “파운드리사업이 확대되면서 삼성 반도체에서 더욱 의미 있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ra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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