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반
[2023 그래미] ‘새 역사’ 비욘세·예측 빗나간 ‘올해의 앨범’ 해리 스타일스 ‘이변’
라이프| 2023-02-06 14:46
세계적인 팝 스타 비욘세는 ‘그래미 어워즈’(Grammy Awards)를 통해 65년 역사상 최다 수상자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AFP]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이변과 역사가 동시에 써졌다. 제65회 ‘그래미 어워즈’(Grammy Awards)는 해리 스타일스와 비욘세의 날로 기억됐다. 해리 스타일스는 쟁쟁한 경쟁자를 제치고 ‘올해의 앨범’의 주인공이 됐고, 세계적인 팝 스타 비욘세는 ‘그래미 어워즈’(Grammy Awards)를 통해 65년 역사상 최다 수상자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다만 이번에도 ‘올해의 앨범’ 트로피는 가져가지 못하게 됐다.

5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크립토닷컴 아레나에서 열린 제65회 그래미 어워즈에서 비욘세는 총 9개 부문 후보에 올라 무려 4개의 트로피를 가져갔다.

비욘세는 그래미 어워즈의 사전 행사에서 ‘브레이크 마이 솔(Break My Soul)’로 ‘베스트 댄스-일렉트로닉 뮤직 레코딩(best dance-electronic music recording)’, ‘플라스틱 오프 더 소파(Plastic Off the Sofa)’로 ‘베스트 트래디셔널 R&B 퍼포먼스(best traditional R&B performance)’를 받았다. 이어 본 시상식에서 ‘커프 잇(CUFF IT)’으로 ‘베스트 R&B 송 위너(Best R&B Song winner)’, ‘베스트 댄스 일렉트로닉 뮤직 앨범’을 수상했다.

이날 ‘베스트 댄스 일렉트로닉 뮤직 앨범’으로 ‘그래미 어워즈’에서 무려 32번째 트로피를 들어 올인 그는 “너무 감정적으로 하지 않겠다. 차분하게 하겠다. 이 모든 것을 만끽하겠다”고 감사 인사를 전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번 시상식에서 비욘세가 32개의 트로피를 가져가며 헝가리 출신 지휘자인 고(故) 게오르크 솔티(1912~1997)는 31개의 트로피로 2위에 머물게 됐다.

제ㅔ 65회 그래미 어워즈에 참석한 해리 스타일스 [REUTERS/Mario Anzuoni]

4대 본상인 ‘올해의 노래’는 보니 레이트의 ‘저스트 라이크 댓’, ‘올해의 레코드’는 리조의 ‘어바웃 댐 타임’, ‘베스트 뉴 아티스트’는 사마라 조이가 수상했다. 해리 스타일스는 세 번째 스튜디오 앨범 ‘해리스 하우스’로 올해의 앨범을 받았다. 스타일스가 ‘그래미 어워즈’에서 올해의 앨범상을 받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물론 스타일스 역시 쟁쟁한 후보 중 한 명이었으나, ‘올해의 앨범’ 상은 비욘세의 ‘르네상스’가 받을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다. 스타일스는 이날 ‘해리스 하우스’로 ‘베스트 팝 보컬 앨범(Best pop vocal album)’도 받으며 총 2관왕에 올랐다.

올해 그래미 어워즈에선 잊지 못할 명장면도 연출됐다. 방탄소년단이 후보에 올랐으나 아쉽게 고배를 마신 ‘베스트 팝 듀오 그룹 퍼포먼스’(Best Pop Duo Group Performance) 수상자인 샘 스미스와 킴 페트라스다. 두 사람은 지난해 9월 협업곡 ‘언홀리’(Unholy)를 발표,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정상에 올랐고 영국 오피셜 차트에선 4주 연속 1위를 차지했다.

독일에서 태어난 킴 페트라스는 2007년 성전환 수술을 받은 트랜스 여성이다. 그는 그라모폰을 손에 쥔 뒤 “트랜스젠더 여성으로 이상을 최초 수상하게 됐다”고 말해 뜨거운 박수 갈채를 받았다. 이어 “제 앞에 계신 트렌스젠더 선배들에게 감사하다. 특히 2년 전에 세상을 떠난 친구 소피에게 고마다. 내 음악에 항상 당신이 주신 영광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협업한 샘 스미스에겐 “당신은 내 천사”라고 말하기도 했다.

두 사람의 이 곡은 국내에선 개그맨 황제성이 패러디해 널리 알려진 곡이기도 하다. 샘 스미스는 이 곡을 통해 엄청난 변신을 감행했고, 자신의 성 정체성을 ‘논바이너리(Non-binary·여성과 남성이라는 이분법적 성별 구분에서 벗어난 정체성)’로 규정하기도 했다.

Grandmaster Flash and The Furious Five perform during the 65th Annual Grammy Awards in Los Angeles [로이터]

또 힙합 탄생 50주년을 맞아 그간의 역사를 훑는 축하 무대도 이어졌다. 무려 20곡에 달하는 곡이 줄줄이 이어졌다. 김영대 대중음악평론가는 “그간 그래미가 힙합을 제대로 대접하지 않는다는 비판이 많았는데, 1973년 ‘현대 힙합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자메이카 출신의 DJ 쿨 허크가 브롱크스 클럽과 거리에서 즐긴 일련의 파티를 힙합의 탄생으로 보며 50주년을 기념했다는 점에서 그간의 비판을 만회하는 자리가 됐다”고 말했다.

제 65회 그래미 어워즈 시상자로 나온 질 바이든 미국 영부인 [REUTERS]

미국 영부인 질 바이든 여사가 ‘베스트 송 포 소셜체인지’와 올해의 노래 시상자로 등장한 점도 특별했다. 질 바이든 여사는 “올해부터 그래미에선 우리 시대 사회적 이슈에 응답한 노래와 글로벌 무대에서 임팩트를 준 노래를 기릴 것”이라며 “변화를 도모하고, 인식 제고를 불러온 노래들이었다”며 ‘베스트 송 포 소셜체인지’의 시상을 이어갔다. 이 부문엔 방탄소년단 제이홉의 ‘이퀄 사인’도 출품됐다. 수상자는 이란의 싱어송라이터 셔빈 하지푸르(Shervin Hajipour)였다. 질 바이든 여사는 “셔빈 하지푸르가 부른 ‘바라예(Baraye)’는 이란의 ‘마사 아미니’ 운동의 시작이 됐다”며 “여성들에게 자유를 촉구하는 외침의 노래로서 인스타그램에 4000만뷰를 기록했다, 비록 그는 체포됐지만 이 노래가 전 세계에 울려 퍼지면 여성, 생명, 자유의 메시지를 계속해서 전달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그래미 어워즈는 가수, 프로듀서, 녹음 엔지니어, 평론가 등 음악 전문가 단체인 레코딩 아카데미가 1959년부터 매년 개최해왔다.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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