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공매도 먹잇감’ 인도 아다니그룹, 부채 상환 착수…계열사 주가 안정
뉴스종합| 2023-02-08 14:54
[로이터]

[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주가조작 의혹 등으로 미국 공매도 업체의 타깃이 된 인도 아다니 그룹이 부채 상환에 들어간다.

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아다니 그룹 계열사인 아다니 항만이 500억 루피(약 7580억원) 상당의 부채를 4월부터 상환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아다니 항만은 이를 통해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대비 순부채 비율이 현재 3배에서 2.5배로 낮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또 전날 가우탐 아다니 회장을 비롯한 아다니 일가는 아다니 항만 등 계열사 주식을 담보로 한 대출 11억 달러(약 1조3800억원)를 미리 상환했다.

앞서 지난달 24일 미국 공매도 업체 힌덴버그가 아다니 그룹이 주가 조작·분식회계 등을 통해 기업 가치를 부풀린 의혹이 있다고 주장하는 보고서를 내놓은 이후 아다니 그룹 계열사 주가가 폭락해 시가총액이 1000억 달러(약 126조원) 이상 증발했다.

주력사인 아다니 엔터프라이즈는 유상증자를 통해 25억 달러(약 3조1000억원)의 자금을 조달하려 했으나, 주가 급락으로 인해 이를 전격 취소했다.

아다니 일가가 대출을 미리 갚겠다고 나선 뒤 아다니 그룹의 일부 계열사 주가는 상승세를 보였다.

아다니 엔터프라이즈 주가는 이날 인도 증시에서 전 거래일 종가보다 14.64% 상승 마감했다. 아다니 항만은 1.41%, 식용유 제조업체인 아다니 윌마는 4.99% 각각 올랐다.

다만 나머지 계열사 주가는 하락세를 이어갔다.

아다니 그룹의 상장 계열사들은 하나둘 작년 4분기 실적을 발표하기 시작했다.

아다니 항만의 4분기 순이익은 132억 루피(약 2002억원)로 전년 동기보다 16% 감소해 시장 예상치인 150억 루피(약 2280억원)를 밑돌았다. 같은 기간 매출은 18% 늘었으나 이 역시 예상치를 하회했다.

신재생 에너지 생산업체인 아다니 그린 에너지의 순이익은 10억3000만 루피(약 156억원)로 전년 동기(4억9000만 루피)보다 두 배 이상 늘었다.

아다니 그룹이 지난해 인수한 암부자 시멘트의 순이익은 36억9000만 루피(약 559억원)로 46% 증가했다.

일부 계열사 주가가 상승하고 4분기 이익이 늘었지만, 여전히 리스크는 남아있다고 외신은 진단했다.

샤론 천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애널리스트는 아다니 항만의 계획이 "회사의 유동성과 부채에 대한 우려를 완화할 수는 있지만, 지배구조·규제 관련 리스크는 계속 남아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도 프로핏마트 증권의 아비나시 고라크샤카르 리서치 책임자는 이번 주 아다니 계열사의 실적 발표와 상대적으로 긍정적인 분위기가 주가 상승으로 이어졌다면서도 "오늘의 변동이 기업의 펀더멘털(기초체력)을 바꿀 수는 없다"고 말했다.

kw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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