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전자.통신
‘10년 무사고’ 네이버 데이터센터…춘천 이어 세종서 AI 전초기지로
뉴스종합| 2023-02-13 11:11
네이버가 오는 2분기 준공해 3분기 가동을 목표로 하는 제2 데이터센터 ‘각 세종’ 조감도 [네이버 제공]

“ ‘각 세종’은 미래 최첨단 환경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입니다. 초거대 인공지능(AI) 하이퍼클로바를 비롯해 로봇·빅데이터 등 여러 서비스가 경쟁력을 갖춰 전 세계로 진출하는 발판이 될 것입니다.”

노상민 네이버클라우드 데이터센터장은 지난 9일 강원도 춘천시 ‘각 춘천’에서 테크포럼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네이버는 2013년 국내 인터넷 포털 기업 최초로 자체 데이터센터인 각 춘천을 구축했다. 축구장 7개 크기(연면적 4만6850㎡)로 12만대가량의 서버를 보관할 수 있는 ‘총본산’이다.

올해 10주년을 맞은 각 춘천은 무중단·무사고·무재해의 ‘트리플 제로(0)’ 경력을 자랑한다. 지난해 10월 SK C&C의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로 계기로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전국에 걸쳐 서버를 분산시키는 다중화 체계를 통해 서비스 장애를 최소화한 것이 비결이었다. 친환경 설계로 전력 사용량도 크게 줄였다.

올해 2분기 완공되는 제2 데이터센터 ‘각 세종’은 이러한 첨단 기술을 계승해 한 단계 발전시켰다. 로봇·자율주행 셔틀 등 첨단 기술을 도입해 업무 생산성을 극대화한 미래형 공간으로 꾸몄다. 각 춘천의 6배에 이르는 60만 유닛의 서버를 수용할 수 있어 향후 10년간 공개될 미래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네이버는 2013년 국내 인터넷 기업 최초로 자체 데이터센터인 ‘각 춘천’을 구축했다. 축구장 7개 크기(연면적 4만6850㎡)로 12만대가량의 서버를 보관할 수 있다. 사진은 각 춘천의 서버실. [네이버 제공]

▶ “비상시 디젤 엔진이 72시간 전력 공급...2.5초면 재가동”

네이버는 ‘10년 무사고’의 핵심 요소로 위기 상황 시 단절 없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인프라를 꼽았다. 자체 데이터센터와 함께 수도권과 강원·충북·경남 지역에 임차 데이터센터를 보유하고 있다. 서비스 특성에 따라 네트워크를 분산 배치해 한 곳에서 문제가 터져도 전체 서비스 장애로 이어지지 않도록 했다.

각 춘천은 이러한 노하우를 집약한 공간이다. 지진·홍수·태풍·화재·정전 등 각종 재난재해가 발생해도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갖췄다. 모든 건물은 진도 6.5 이상을 견딜 수 있도록 내진 설계했다. ‘그린에너지통제센터’는 모든 설비에서 일어나는 상황을 감시하고, ‘IT서비스통제센터’는 600여개 웹·모바일 서비스 상태를 확인한다.

전력 중단에도 2.5초 만에 재가동할 수 있는 기술도 보유했다. 배터리가 아닌 일체형 다이내믹 전원공급장치(UPS)를 사용, 한국전력의 전기 공급에 이상이 생겨도 건물 지하에 비축한 경유 60만 리터(L)를 끌어와 최대 72시간 동안 정전 없이 가동할 수 있도록 했다.

‘각 춘천’의 다이내믹 전원공급장치(UPS). 전기 공급에 이상이 생겨도 정전 없이 최대 72시간 동안 데이터센터를 가동할 수 있다. [네이버 제공]

▶5년간 설비투자에만 3조원...각 세종 올해 3분기 가동 목표

네이버는 자체 데이터센터의 경쟁력 확보를 위한 기술 개발과 인력 양성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전기·기계·제어·통신 분야 등 다양한 직군에서 전문 인력을 육성하는 것은 물론 지난 10년간 200회 이상 안정성 점검 훈련을 실시했다.

기술 고도화와 시설 유지에도 매년 수천억원을 투입하고 있다. 최근 5년 설비투자(CAPEX) 총액만 3조원에 이른다. 각 세종엔 6500억원을 투자했다. 올해 2분기 완공해 3분기 가동을 목표로 하는 각 세종은 이러한 투자가 결실을 맺는 무인 로봇 데이터센터로 탄생할 예정이다. 로봇·자율주행은 물론 AI와 재생 에너지 활용 시스템 등도 대거 적용했다.

각 세종은 세종시 집현동 일대에 축구장 41개 크기인 29만3697㎡ 크기로 들어선다. 각 춘천의 6배 규모로, 춘천과의 물리적 거리를 고려해 입지를 선정했다. 자체·임대 데이터센터가 수도권에 밀집될 경우 위기 관리에 취약할 수 있어 분산 배치했다는 것이 회사측 설명이다. 공급되는 전력량도 270MW(메가와트)로 각 춘천에 비해 6.7배 많다.

정수환 네이버클라우드 IT서비스본부장은 “최근 챗GPT로 인해 네이버의 초거대 AI 하이퍼클로바에 대한 주목도 높아졌다”며 “AI 분야 환경이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빠르게 발전하면서 이를 뒷받침할 서버·전력·공간 등이 더 필요해지고 있는데 각 세종도 이에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춘천=박로명 기자

dodo@heraldcorp.com

랭킹뉴스